열린 시정을 위한 제2회 시민대토론회가 지난 20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려 경주시의 현안사업 설명과 함께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제시가 있었다.
백상승 시장은 "올 해들어 첫 번째로 열리는 시민대토론회인 만큼 시민들이 경주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과 방향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 시장 취임 이후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날 시민대토론회에는 각 기관단체장 및 시민·사회단체임원, 시청공무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시립합창단의 합창공연을 시작으로 현안문제로 채택된 `손님맞이 범시민 의식개혁 방향`, `통합청사 개청에 따른 대책`,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등에 대해 관련 국장들이 시정 방침 브리핑을 한 후 경주대 박기태 교수(방송언론광고학부)의 진행으로 1시간 동안 현안 및 자유토론을 벌렸다.
한편 참석한 시민들은 현안문제로 채택된 안건 외에도 평소 의문점이나 개선·건의 사업 등을 이번 토론회에 건의했다.
다음은 토론회 주요 요지.
▶1천400백명 경주시 공무원부터 변해야 한다= 손님맞이 범시민 의식개혁 방향에 대해 참석한 시민들은 경주를 찾는 손님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1천400명의 경주시 공무원이 먼저 변해야 하고 시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정덕희씨(경주시생활체육회 회장)는 "소수가 개혁을 한다고 개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 모두가 경주의 얼굴이며 친절한 이미지를 관광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는 우리 1400 경주시 공무원부터 앞장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귀란씨(용강동)는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아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시민은 운수업과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첫 이미지가 중요하듯 운수업, 요식업 종사자들이 보다 친절하게 관광객들을 맞이할 수 있도록 철저한 교육과 함께 종사자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귀룡씨(지체장애인협회 경주지회장)는 "손님맞이 친절 운동은 범시민 운동으로 전개돼야 한다"며 "친절을 강요하기보다는 내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민 스스로가 동참해야 하고 시민단체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박종은씨(성동동)는 "시내 택시 기사들이 교통 질서를 잘 지키지 않고 친절 서비스가 부족한 것 같다"며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주시가 각 회사별로 친절 서비스 포상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모두가 친절 손님맞이에 동참하자=답변에 나선 백 시장은 "먼저 우리 공무원들이 바뀌겠다"며 "운수업이나 요식업에 종사하는 시민들도 점차적으로 친절 의식을 높이는 동시에 30만 경주 시민 모두가 친절하게 손님맞이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합 청사 시대에 따른 문제점 빨리 개선하라= 통합을 앞두고 있는 동천청사의 주차문제와 버스 노선 재조정문제 등의 대책과 노동청사 활용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정성룡씨(형산강살리기 사무국장)는 "경주 지역 내 고용창출과 침체된 중앙상가를 살리기 위해서는 노동청사가 국제관광정보센터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덕희씨는 "시청 공무원들의 주차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며 "노동 청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면세점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차영씨(서악동)는 "동천청사의 주차 문제가 가장 심각할 것이다"며 "통합 시청이 운영되면 동천 청사 쪽으로 집결될 버스 노선 집중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공무원 차량도 유료화 하겠다= 동천동 통합 청사에 운영에 따른 백 시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먼저 백 시장은 "보건소 뒤편에 주차장을 확보하고 통합 청사 내 주차장은 유료화 하겠다"며 "공무원들의 개인 차량도 유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버스 노선 재조정 위해 관련 부서에서 심도 있게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최대한 줄이고 동천동 주민들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동 청사 활용에 대해서는 "본 건물을 철거한 후 주차장을 만들고 침체된 중앙 상가를 위해 사적지 야간 개방과 걷고 싶은 인도 조성을 추진 중에 있다"며 국제관광정보화센터 건립에 대해서는 “100억 이상의 사업비가 있어야 추진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비가 마련된다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쓰레기 분리 수거에 시민들의 적극 참여가 필요=마지막 주제였던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토론은 시간이 부족해 윤영조 산업환경국장이 시민들에게 협조 사항을 부탁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다.
윤 국장은 "쓰레기 분리문제는 시민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며 "재활용 선별장을 건설해 경주시 전체 쓰레기를 줄일 계획이며 향후 확대 실시될 음식물 쓰레기 분리 수거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활발한 자유토론=주제로 채택된 현안 안건 이외에도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정진철씨(용강동)는 "서라벌 회관 담장 철거 후 현재 조경이 너무 엉성하다"며 "담장이 없어졌으면 서라벌회관의 외벽도 보기 좋게 꾸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상수씨(황오동)는 "북천의 하천 정비가 시급하며 경주소방서 앞으로 인도가 개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씨(교수)는 "현재 세계적 명산인 남산이 일부 몰지각한 무속인들의 무분별한 무속행위와 관광객들로 인해 많은 문화유적들이 훼손되고 있다"며 "남산의 문화유적 보호를 위해 경주시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 시간 부족, 공무원이 절반■
이번 2회 시민대토론회에서는 경주시가 먼저 현안을 설명하고 시민들이 의견을 내 놓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토론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참석한 시민들이 시간에 쫓겨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또 행사를 시작할 때는 많은 공무원들이 자리를 차지해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고 토론회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시청 공무원들이 전체 참석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1회 토론회 당시 각 지역별로 인원을 동원했다는 언론의 지적 탓인지 인원을 동원한 모습들은 찾아 볼 수 없었지만 토론회 개최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읍·면 지역 시민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특히 경주시에서 현안을 보고하고 토론을 하는 것도 좋지만 안건을 최소화하여 집중적인 토론과 함께 시민들의 의견이 시정에 전달될 수 있는 깊이 있는 토론회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론회 마친 후 백 시장은 "이번 토론회에 만족한다"며 "오늘 시민들이 제시한 의견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검토해서 중요한 내용은 시정에 반영하고 앞으로도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듣고 열린 시정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