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새 봄을 알리는 것이 매화(梅花)이다. 매화는 머지 않아 봄이 온다는 것을 알리는 정령(精靈)이다. 매화는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아 왔으며 난초, 국화, 대나무와 함께 군자의 고결함을 가지고 사군자에 들었으며, 시인 묵객들의 사랑을 받는다 하여 호문목(好文木)이란 별명도 있다. 단아하면서도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워내는 그 의연한 기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으리라 생각된다. 크고 작은 가지마다 휘도록 눈이 쌓였건만 짐짓 따뜻함을 알아차려 차례로 피어나네 옥골의 곧은 혼은 비록 말이 없어도 남쪽 가지 봄뜻 따라 먼저 꽃망울을 틔우네 이 시는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의 라는 시이다. 그는 매화를 지극히 사랑하여 호까지 매월당이라고 하고 매화를 소재로 한 시를 많이 남겼다. 사람들은 매화(梅花)나무와 매실(梅實)나무를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물어 온다. 분명히 같은 나무이며, 이용하는 목적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를 수 있다. 봄에 꽃을 감상하거나 여름에 열매를 수확하는데 어느 이름을 붙여도 틀린 말은 아니다. 매화(매실)나무는 우리와 친숙하지만 사실 고향은 중국의 사천성이라고 한다. 매화는 중국의 나라 꽃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한때 중국은 모란을 국화로 지정하였으나 너무 화려하다는 이유로 탈락시키고 매화가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는 점이 혁명정신에 부합한다고 하여 새로이 지정하였다고 한다. 매실은 옛부터 몸에 좋다하여 민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제조하였으며, 요즘은 각종 건강식품, 음료수, 술 등 대량으로 생산되어 팔리고 있다. 설익은 매실을 먹으면 배탈이 나지만, 적당하게 익은 매실로 담은 매실즙은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날 때 가정의 상비약으로 요긴하게 쓰였다. 매실의 수확 시기는 아주 푸른 매실이 약간의 누런 빛을 보일 때가 적당한 시기이다. 매화는 건조에 강하고 추위에도 잘 견디므로 우리 나라 어디서나 키울 수 있다. 성장도 빠르고 가꾸기도 쉬우며 오래 살면서 꽃도 보고 열매도 따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는 좋은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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