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의 세계 제1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든 국가가 관광산업육성에 혈안이 되어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에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천년고도, 한국관광의 얼굴, 세계적인 관광도시 등을 자랑스럽게 자처해 온 지금까지 경주를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일에 얼마나 노력했으며 그 결과 과연 얼마나 많은 세계인들이 경주에 대해 알고 있을까?.
얼마전 모 방송사가 30만명이 넘는 한국교포들이 살고 있는 미국 LA의 한 해변에서 일장기와 태극기를 들고 어느 것이 한국의 국기인지 물었던 적이 있다.
이 때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일장기를 우리나라 국기로 잘못 알고 있을 정도였다.
다시말해 경주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조차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우리는 경주를 세계속에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의 하나로 국제영화제는 어떨까?.
현대사회에서 영화나 TV드라마 등의 영향력은 상상외로 크다.
우리는 칸느라는 곳이 어느나라에 있고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는 몰라도 그 유명한 칸느영화제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시와 도가 엄청난 예산으로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사실상 국내용에 불과했다는 것은 당시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 방문숫자에서 이미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거물급 감독들이 대거 참가해 언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경제효과가 컸던 것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지난 99년 서울의 유명감독들과 방송국 PD들이 경주시를 방문, 엑스포공원에서 격년으로 경주국제영화제를 열기로 계획하고 행정지원을 요청했던 적이 있다.
감독들은 경주국제영화제를 계기로 미국 유니버셜사와 공동으로 경주지역에 대규모 영화촬영장 건설을 심도있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주시는 그해 전주국제영화제에 관계자를 파견해 파악한 뒤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을 뿐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다.
당시 그 감독들과 PD들은 경주시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지금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굴러 들어온 떡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경주시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고도 최근 시의회의 영화 촬영장 유치요구에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는 태도는 시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경주시는 국제영화제, 동아국제마라톤의 무산을 거울 삼아 시민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들을 펼쳐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