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수입 생우 경주 입식 두고 찬성이냐 반대냐
지난달 26일 부산항에 도착한 호주산 생우에서 1종 국제전염병인 블루텅(blue tongue)병이 발견돼 한우집산지 경주지역을 비롯 전국의 3천여 한우농가들이 17일 부산 감천항에서 대규모 입식 저지 집회를 계획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 생우 입식이 지역 한우 지역 농가들과 수입 업자들간 찬반논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수입 생우 입식을 반대하는 한우협회와 지역 농가, 수입 생우를 반드시 입식 해야 한다는 생우협회, 의견이 대립되는 가운데 본지는 찬성이냐, 반대냐를 두고 다시 한번 집어본다.
■ 반대하는 한우협회 주장
호주산 생우서 블루텅병 발견
농림수산부는 11일 그동안 부산항과 인천항에 도착한 호주산 생우의 혈청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검사한 결과 부산에서 1마리가 불루텅병이 발견돼 소각 처분하고 이번에 수입된 847마리 전체에 대해 40일간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불루텅병은 소의 입이 부르트고 혀에 물집이 생겨 사료를 먹지 못하고 시름시름 앓다가 발병 보름 정도면 괴사하는 전염성이 강한 1종 국제전염병.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전영성이 강한 불루텅병이 발견된 이상 수입 입식은 않된다"며 "전량 되돌려 보내야 하고 전국의 한우농가와 연대하여 입식을 저지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어 또 한차례 충돌이 예상된다.
호주산 생우 수입은 이번이 네 번째.
5차 수입 생우가 경주에 입식될 예정인 가운데 지역 한우 사육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 호주산 수입 생우는 1차로 2002년 4월 6백63두가 수입됐지만 검역 과정에서 블루텅병으로 반출, 2차 2002년 5월 6백55두가 수입돼 경주와 전라도에 입식될 예정이었지만 농가들의 반대로 농협에서 전량 매입 현대 서산목장에 입식됐다.
또 2002년 10월 22일과 23일 경기도 화성시 팔탄동 소재 태평농장 앞에서 펼쳐진 한우 농민들의 `수입생우 입식 저지 투쟁`에도 불구하고 563두가 입식된 이후 지난 1월 전라북도 진안에서 무진농장을 운영하는 전모씨가 호주산 생우 847마리를 인천항과 부산항을 통해 수입하겠다는 검역계류장 사용계획서를 수의과학검역원에 제출, 검사 과정에서 부산에서 1마리가 불루텅병이 발견돼 소각 처분하고 이번에 수입된 847마리 전체에 대해 40일간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아직 정확한 날짜와 마리 수는 불확실하지만 수입 대상인 호주산 헤어포드(교잡종)를 건천 출신인 수입 업자 한모씨가 경주에 수입 생우를 입식하겠다며 농가들에게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농가들은 과연 찬성을 해야 할지 반대를 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한우기반이 무너질 때로 무너진 지금의 현실에서 농가들의 선택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수입 업자들은 기존의 한우 농가들에게 마리당 10%가량의 수익성을 내세우면서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 업자들의 회원 모집에 관해 한우협회는 "마리당 수익성이 10%가량 나올 수가 없다"며 "수입 생우가 국내에서 생산 판매될 경우 한우로 둔갑 판매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수익률은 보장이 않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생우 수입보다 시급한 것은 정부에서 원산지 표기와 유통 구조를 확립시키는 일이다"고 말한다.
2002년 말 현재 경주지역의 소 사육두수는 한우 5천909 농가에 3만8천227두, 육우(젖소 수소) 120 농가에 1천924두, 젖소 255 농가에 1만1천943두.
지금은 수입 생우가 한우 농가들의 눈치를 보며 800여마리씩 수입되지만 6개월 후 국내산 육우로 판매되고 이 판매가 늘어가면 대형 음식점에서는 경영의 이익을 고려, 값싼 수입 생우를 원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수입 생우가 늘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놓고 본다면 경주지역의 한우 농가들도 하나, 둘씩 한우 사육에 등을 돌려 결국 경주 지역에서는 한우를 보지 못할 불상사도 발생 할 수 있다는 우려이다.
한우협회는 그 예로 밀을 들고 있다.
과거 미국에서 밀을 조금씩 수입해 오다 결국 국산 토종 밀은 현재 자치를 감춘 지 오래.
한우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한 마리, 두 마리, 조금조금 들어오다 보면 결국 우리나라 땅에 세계 제일의 품종을 가진 한우는 희귀종으로 보호를 받는 날이 오고 말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 수입을 반대하는 농가
안강읍 근계리에 이모(축산업)씨는 요즘 수입 생우 소식에 밤잠을 못 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IMF이전 한우 20여마리를 번식위주로 사육, 비교적 괜찮은 수익을 올렸던 이씨.
하지만 IMF 이후 송아지 한 마리당 가격이 20∼30마리, 사료비는 급등, 결국 이씨는 한우 사육을 포기해야만 했다.
경주지역의 한우는 지난 96년 3분기를 기준으로 7만6천807두에서 급격히 감소하다 지금 2002년 말 현재 경주지역의 소 사육두수는 한우 5천909 농가에 3만8천227두, 육우(젖소 수소) 120 농가에 1천924두, 젖소 255 농가에 1만1천943두로 96년 수준에 절반에 그치고 있다.
농민들은 앞으로 수입 생우가 들어올 경우 한우 사육은 부업농을 중심으로 갈수록 감소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0마리 미만의 번식 위주의 비교적 영세 농가들은 머지 않아 자치를 감출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수입 생우의 경우도 영세 농가들에게는 남의 이야기.
호주에서 수입되는 소의 대부분이 호주 산지에서 방목을 하여 사육하기 때문에 성질이 한우보다 급하고 난폭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공 정부 시절, 호주와 미국에서 수입된 소들이 지역 농가들에게도 입식 됐지만 수입 소의 성질 때문에 농가들이 적지 않은 애를 먹기도 했다.
축산 농민들은 수입 생우가 입식 될 경우 반드시 현재와 같은 축사로는 사육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호주산 수입 생우 경주 입식 두고 찬성이냐 반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