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는 시청사가 관광명소가 된지 오래다.
이는 이웃 일본 쿄토와 태국 아유타이시도 마찬가지로 그 나라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시민들의 휴식처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경주시도 청사 이전 건립문제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때문에 경주시 청사도 고도의 이미지를 살려 장기적인 안목으로 설계돼야 하고 신라천년의 얼굴이 돼야 한다.
따라서 경주시 청사이전 문제는 후보지 결정에서부터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다각적인 연구와 함께 전 시민의 합의를 이끌어낸 뒤 21세기형 도시계획형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몇몇 사람들이 밀실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졸속 결정될 경우 우리의 후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유산이 될 수 있고 또한 소중한 혈세가 함부로 낭비되어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주시와 시의회는 약 60억원에 달하는 시민혈세를 퍼부어 동천청사내에 `가건물 통합청사`로 이전하겠다고 서두르고 있다.
무엇이 그리 급한가.
동천동 일대는 오래전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지금도 미로를 찾아 헤매는 처지인데다 도로면적도 좁아 주차할 공간마저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아무리 임시청사라고 하지만 이처럼 도시계획이 엉망인 곳에다 경주의 얼굴인 시청사를 거액을 들여 옮겨서야 되겠는지 시 관계자들에게 되묻고 싶다.
우선 시청사를 이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주의 백년 앞을 내다보는 지혜가 있어야 하는데다 효율적인 도시관리와 시민편의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시민들이 손쉽게 찾아갈 수 있고 다양한 문화시설과 관광정보가 함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여기다 시 외곽지에 머무르는 연간 9백만명의 관광객을 시가지내로 유입할 수 있도록 시청사가 새로운 관광명소화가 되도록 건축돼야 한다고 본다.
세계 모든 유명 역사도시를 보더라도 시청사는 누구라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고 명소화되어 있다.
조금만 참으면 건천읍 화천리 고속철도 역사부지에 새 경주역이 들어설 계획이고 그러고 나면 5만여평에 달하는 지금의 경주역사 부지에 거대한 새로운 시청사를 건축할 수 있다.
또 경북산림환경연구소(구 임업시험장)부지와 10만여평의 고속도로 진입로 인근부지 등도 새 청사 건립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경주역 이전후 남은 현재의 5만여평의 철도 국유지를 경주시로 넘기겠다고 이미 약속된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 청사와 대구시 통합청사도 현재 비좁고 불편하기 이를데 없지만 그들은 이전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시민들의 의견을 신중히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몇해전 경주시와 의회는 서둘러 황성공원으로 통합청사를 이전하려고 했다가 시민단체의 엄청난 자항으로 백지화된 사실이 있듯이 지금 경주시와 의회도 이같은 사실을 염두에 두고 그때의 일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 국가경제는 물론 시민경제도 곤두박질 치고 있는 상태로 누구할 것 없이 모두가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민들은 대출이자 갚기도 힘들어 하고 있고 일상 공과금 납부로 허리가 꺾여 있는데다 경주시도 재정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60억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들이면서 청사이전에만 눈이 멀어서야 어찌 시민들의 원성을 피할 수 있겠는가.
시민단체들도 경주시가 서민경제 살리기에 눈을 돌려야 할때 오히려 청사이전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이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 당국과 시의회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구차한 여론조작을 중단하고 시민들의 참뜻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본다.
지금은 시장과 전 시민이 손잡고 침체의 늪에 빠진 경주 경제를 살리는데 총력을 기울일 때다.
특별기고 경주시가지발젼연구소 김성수 소장
<가로사진=역사유적 도시인 태국 아유타이시 청사는 지금도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인기코스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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