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경주지역에서만 가출한 청소년들이 전국의 6.4%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전국 평균 2.7%에 비교해서도 높은 비율인데다 경북도내 평균인 4.5%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최근 경주YMCA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경주지역에서 이처럼 가출 청소년이 늘어나는 것은 경주가 오랜 유교전통에 익숙한 지역인만큼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바깥세계로 나가고 싶어하는 잠재적 욕망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주외 안동지역이 경북도내에서도 매년 가출 청소년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급격한 사회구조적인 변화를 이유로 꼽고 있다.
학교 생활(성적)에 대한 적응력 부족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청소년들의 호기심이 극대화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경제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유혹의 길로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가출하도록 만드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가족간 유.무형의 질서가 흩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우세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결손가정에서 최근들어 가출 청소년들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올해초 경주지역 학내 불량서클 소속 여학생 수십명이 학원폭력 등 혐의로 6명이 구속됐고 나머지는 모두 훈방조치 됐다.
수사당국은 당초 3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불구속 수사 또는 훈방하려고 했으나 일부 학부모들이 찾아와 법적용의 형평성을 들어 어이없게도 다른 아이들도 함께 구속할 것을 요구, 6명으로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특이한 것은 이러한 요구를 해 온 학부형 가운데 일부는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고 어떤 사람은 구속된 학생의 어머니와 동거중인 사람이었다는 후문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는 청소년이며 기성세대와 가족간 무관심속에서는 결코 바르게 자랄 수 없는 법이다.
경주는 그러나 가부장적인 가정제도 때문에 가출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성 가출청소년들이 쉽게 모여들 수 있는 곳일 뿐,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아름다운 시민들이 살고 있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 자녀들에게 같은 눈높이로 매일 숨김없는 대화를 나누도록 시선을 함께 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또 길가에서 마주치는 청소년 모두가 `나의 아이들`이란 생각을 갖고 눈을 맞추고 힘들어하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도 한번쯤 눈길을 돌려보는 여유도 갖고 살았으면 한다.
요즘들어 어려운 경제난으로 우리 모두가 힘들게 살고 있지만 이런 여유가 우리를 풍요롭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