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경주에서 보내기 위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지난 31일 오후 5시부터 이어졌다. 특히 올해에는 경주시와 경주시의회가 주최로 풍성한 이벤트 행사와 함께 새해 해맞이 행사가 토함산과 문무대왕릉 봉길 해수욕장에서 열렸다. 행사가 열리는 동안 행사장 곳곳에는 타종식과 해맞이를 구경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시민들 대부분은 31일 토함산에서 통일대종 타종식을 관람하고 해맞이 축제가 열리는 봉길해수욕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31일 토함산을 찾은 대구에 김모(36. 회사원)씨는 "경주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31일의 타종식과 새해 해맞이를 같이 볼 수가 있어 좋은 곳"이라며 "앞으로 새해 해맞이를 위해 매년 경주를 찾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협소한 차도와 주차시설에도 불가하고 시민들은 서로 양보하며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이며 당초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크게 일어나지 않은 모습이었다. 또 경주시 건설도시국 산하 120명의 공무원들과, 공익근무요원, 경주경찰서 방순대 소속 의경 1개 중대, 구미 경찰서 소속 의경 1개 중대가 밤샘 교통지도를 펼쳐 시민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받기도 했다. 통일대종 타종식 - `잘가세요 아듀 2002년` 살을 애는 듯한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 속에서도 지난 31일 가는 2002년을 돌아보며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기 위해 경주시민들과 관광객, 외국인 등 7천여 명이 통일대종 타종식을 보기 위해 토함산을 찾았다. 행사 개막을 알리는 모듬북을 시작으로 사물놀이, 신라국악예술단 공연, 코리아나를 비롯한 많은 인기 가수들의 축하공연이 관광객들의 추운 마음을 녹였다. 또 경주시직장공무원협의회에서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컵라면과 따뜻한 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불국사에서는 시루떡을 무료로 나눠주며 `시민화합`이란 행사의 취지에 의미를 더했다. 3시간 동안 펼쳐진 부대행사를 뒤로하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11시 50분부터 시계에 눈을 고정시켰다. 7천여명의 행사 참여자들은 한 목소리로 카운트를 외쳤고 0시 정각을 알리는 33번의 통일대종 종소리는 토함산을 메아리치며 전국으로 펴졌다. 새해 희망의 소리를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기뻐하며 자축하던 시민들은 불꽃놀이에 손을 흔들며 2002년을 지난 시간 속으로 흘려 보냈다. 문무대왕릉 해맞이 - `어서오세요 2003년` 오전 6시 30분 한두레 마당의 대북타고가 2003년 경주의 첫 아침을 깨웠다.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밤새 몰려든 시민들과 관광객 2만여 명은 7시를 전후에 봉길해수욕장과 인근 주변을 가득 매웠다. 2003년을 뜻하기 위해 203마리의 모형 비둘기가 하늘을 날며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새해 소망을 전달했다. 오전 7시 43분. 수많은 시민들이 기다리던 2003년의 첫 태양이 수평선을 삼키며 문무대왕릉 위로 피어오르기 시작하자 시민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유난히 밝고 선명하게 떠오른 계미년 첫 태양. 시민들은 누구 먼저라 할 것 없이 `우리 아들·딸 공부 잘하게 해주세요, 우리 식구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세요,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우리 사랑을 더욱 이쁘게 해주세요...`라며 손에 손을 모으고 일출을 바라보며 기도를 올렸다. 손이 불게 얼었지만 소원을 다 빌기 전까진 눈을 뜨지 않았던 우리의 어머니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광경을 잡기 위한 사진촬영 경쟁도 또 하나의 볼거리 였다. 일출이 끝난 후 2차선의 양북면 33번 국도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지만 희망차게 떠오른 2003년 첫 태양을 다시 생각하며 시민들은 희망에 찬 웃음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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