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직은 노조가 없다는 이유로 회사가 하는대로 당해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경비하는 직원들은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은 처사다. 이가 갈리고 치가 떨린다”
경주월드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김상철씨는 경주월드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97년, 회사측이 경영이 어렵다고 용역업체로 가라면서 당시 150만원이던 월급도 보장해주고, 퇴직시까지 근무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혹시 몰라 문서를 남겨달라고 하니까 계속 미뤘다. 그러나 우리들은 일자리를 잃어버릴까봐 몇 번 말도 못하고 퇴직서에 도장을 찍었다.”
김씨는 회사측이 인간적으로도 못할짓을 세 번씩이나 했다면서 말을 이었다.
“98년에는 회사가 어렵다면서 월급을 50만원이나 깎았지만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라는 말 때문에 받아들였다. 그동안 경주월드 사원들은 매년 임금이 인상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4년넘게 100만원을 월급으로 받았는데 느닷없이 올해는 6명중에 2명이 그만둬야 하고, 그것도 야간에만 15시간씩 일하라고 했다. 월급도 15만원이나 또 줄인다면서...”
말을 이어가던 김씨는 몇 번이고 말문이 막혔다. 눈가에 이슬이 맺힌것도 바로 그때였다.
김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해 “참는것도 한계가 있고, 이런 문제가 비단 내 개인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뒤늦은 자각때문”이라면서 “회사측의 잘못된 행태와 파견근로법의 부당함을 알리기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15년동안 경비로 일한 결과 변변한 기술도 배우지 못했고, 직급도 올라간 것이없다. 정기적인 주야 맞교대로 몸만 버렸다. 그런데 회사는 이제와서 노조가 없다는 약점을 이용해 나가라고 한다. 대학생이 둘이나 있는 학부형이고 하필 돈이 절실이 필요할 때 해고를 시켰다. 세상에 태어나 남자의 마지막 길인 경비도 못해 쫓겨나는 심정, 자존심도 상하고 자식들 보기도 부끄럽다. 그저 죽고 싶은 마음뿐이다.”
*사진-스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