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조치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낙농산업은 총체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우유소비 감소에 따라 원유 재고가 눈덩이처럼 쌓여 가는 현실 속에 젖소를 기르는 농민들이 자식 같은 젖소를 자기 손으로 죽여야 할 때가 왔다. 이는 분유가 남아돌아 원가조차 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젖소 30만두 가운데 3만두, 즉 10마리당 1마리꼴로 죽여야 하는 실정이다. 배합사료를 비롯한 기자재와 동물 약품 등 목장의 각종 투입요소 값이 턱없이 인상되었고, 우유·유제품에 대한 극도의 소비위축은 유업체의 분유제고를 날로 증가시키고 있다. 분유제고의 부담으로 인한 유업체의 경영악화는 유질 개선비의 지급중단과 유대의 정산지연으로 연계되고 있고 젖소 송아지 값은 폭락하여 밑이 보이지 않고 있다. 생산농가는 생산농가대로 유업체는 유업체대로 유통업자는 유통업자대로 낙농산업 종사자 모두가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낙농산업의 이러한 총체적 위기를 초래한 원인은 IMF 한파로 인한 우유·유제품의 극심한 소비침체와 함께 낙농진흥회가 추진하고 있는 잉여원유의 차등 가격제 조치이다. 낙농가가 젖소를 사육하며 낙농업을 영위하는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우유를 생산해서 보다 많은 수익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데 있다. 그렇다면 오늘과 같이 어려운 여건 하에서 농가가 낙농업을 경영해서 손해를 보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원유의 단위 생산비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원유의 판매수익을 최대화하는 길뿐이다. 이는 경영혁신을 통해 낙농산업을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한 필연적 과제이다. ■ 왜 낙농가가 위기인가 최근들어 각종 언론매체를 보면 낙농가가 어렵다고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는 우유소비 둔화로 인해 원유재고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10월31일 현재 각 업체별 분유재고현황을 보면 총 18만86t이 창고에 쌓여있는 상태다. 소비라도 늘어난다면 최악의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겠으나 상황은 그렇지 못해 분유값 하락세는 더욱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이는 유가공업체들의 경영을 압박하는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으며 그 불똥은 다시 낙농가로 튀어 이들 생계를 위협하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다. 업계불황은 급기야 낙농가들의 납품물량을 규제하는 쿼터제 실시란 절박한 상황으로까지 급변했다. 낙농진흥회가 도입한 물량 쿼터제란 낙농가가 생산하는 계약물량 이상의 원유는 약정가의 반값으로 집유 가격을 낮춰 지불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는 평균 원유 생산량에 17%가 넘을 경우 평균 집유가 600원 선에서 많게는 400원에서 200원까지 떨어질 위기이다. 생산량을 꾸준히 늘리려고 애써온 낙농가들에게는 당연히 불리한 결과다. 집유가 인상을 희망하던 낙농가들은 생산의지가 일순간 꺾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낙농가가 생산해 유가공업체에 납품하는 집유가는 ㎏당 600원을 넘기기가 어렵다. 이 가격은 벌써 2~3년째 거의 꼼짝하지 않고 있다. 집유가의 현실화를 염원하던 낙농가들의 희망이 개선되기는 커녕 최근의 분유 과잉적체로 인한 분위기로 점점 불리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낙농가들은 집유대금을 분유로 지급하거나 일정액수의 외상제를 도입할지 모른다는 등의 공공연하게 떠도는 소문의 진위여부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 낙농가들은 원유생산량을 줄이고 젖소를 도태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와 있다. ■ 경주시 젖소 사육현황 2002년 2/4분기 기준으로 313호 농가에 1만4천769두로 도내에서는 제일 많이 사육하고 있고 착유두수 8만94두로 연간 우유생산량이 5만5천751t에 이른다. 현재 지역의 18개 낙우회를 중심으로 지난해 6월 경주시낙우회(회장 이종락)를 창립, 지역 낙농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두달에 한번 꼴로 정기 모임을 갖고 정보교환과 선진지 농가 방문을 통해 농장 경영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18개 낙우회 회장들은 "앞으로 우리 낙농농가의 경영 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회장단들은 "앞으로 우리 지역 낙농가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낙농가 스스로가 현안 사항들을 즉시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농가에서는 사육 두수 감소하고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해 고품질의 기능성 원유를 생산하는 것이 농민들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착유시스템 최적화로 유질 행상에 의한 소득증대 사업으로 시비 3천만원으로 젖소 착유장비 점검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젖소 자동사료 급여 시설을 보급, 젖소 개체별 관리와 농장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소 수정란 이식 시범 사업을 통해 젖소에 한우 수정란을 이식 생산에 성공하고 있다. ■ 낙농가의 과제 개방경제 체제하에서 가격경쟁에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우리나라 낙농업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대안의 하나가 원유의 품질을 고급화하는 것이다. 현재 낙농가들은 우리나라 원유가 세계 제일의 품질의 원유를 생산한다고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로 고품질의 원유를 생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청결한 목장관리·젖소의 철저한 질병 관리·위생적인 유질관리 등은 개별 농가의 유대 수입을 증가시키고 소비자 지향적인 원유를 공급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혹시라도 과거와 같은 저질 우유사건이 재현된다면 우리의 우유시장은 재기의 힘마저 잃고 말 것이다. 자체 환경오염이 불가피한 도시근교 낙농은 장기적인 경영안목을 가지고 그 입지를 분뇨의 재활용이 가능한 산간 또는 농촌지역으로 과감히 이전하거나 작목을 전환시키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환경친화적 낙농은 환경오염을 최소화시킨다는 차원에서 뿐만이 아니라, 양질의 원유를 생산하기 위한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와 함께 낙농경영의 합리화를 이룩하는 것이 중요한데 경영합리화는 낙농가 자신이다. 낙농가 자신이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갖지 않는다면 경영의 합리화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경영자의 자질과 능력은 경영의 성패는 물론 경영의 존립까지를 결정 지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또 농가들은 저능력우 도태, 비유 촉진제 사용 금지, 송아지 모유 먹이기, 우유로 손님 접대하기 캠페인 참여 사업, 재고분유 소진 대책, 진흥회 관리 감독 철저, 수입 모조분유 억제 대책, 소비확대를 위한 용량 증대 등 제도적 방안 마련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 낙농가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유·유제품의 소비촉진이 중요 지금 같은 낙농가들의 어려움이 앞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우유소비가 둔화된다면 낙농농가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신선도가 최우선인 우유는 결국 외국에서 수입해서 먹어야 한다는 극단이 빚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우유 값은 물 값보다 산 상태. 모유 다음으로 완전 식품이라고 일컫는 우유가 천대받고 있는 이유는 낙농가와 유업체가 원유 생산과 판매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또 IMF한파와 함께 나타난 원유의 수급불균형 현상도 과잉생산이 아닌 소비위축에서 기인된 것이다. 위축된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우유·유제품시장에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유인시킴과 동시에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요구되며, 그 가장 중요한 방법이 합리적인 소비촉진활동이며 우유의 기능을 제대로 알려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우유는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 귀중한 식품이다. 우유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에서 칼슘, 인 등 무기질, 각종 비타민까지 인체에 필요한 약 55가지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99%의 소화율을 자랑한다. 특히 주성분인 단백질, 지방, 젖당의 소화율은 각각 거의 100%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린이가 5∼6살이 되면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D의 충분한 섭취가 되어야 뼈와 치아가 고르게 발달이 되고, 단백질, 비타민, 광물질의 충분한 섭취는 근육발달과 피 생산에도 도움이 된다. 때문에 6세 정도의 어린이는 하루에 우유를 700㎖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우유는 건강증진에도 크나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항암효과와 당뇨병 예방, 다이어트 효과, 골다공증 예방, 피부의 노화 방지, 위변 피막 형성, 알콜 산화효소의 증가에 따른 간 보호에 좋다. 또 우유는 혈액중 콜레스트롤양을 낮춰주고 우유의 무기질칼슘은 고혈압증의 발병을 촉진시키는 소금의 해를 줄이는 가장 이상적인 식품이다. 농민들은 이런 우유의 좋은 점을 인식하고 낙농가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각 관공서, 기관단체에서부터 회의석상에 커피 대신 우유를 마시며, 손님 접대시 차 대신 우유를 권하는 등 솔선수범 해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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