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승 경주시장은 22일 시민 대토론회를 마감 하면서 “관련자료가 없어 처음부터 많은 문제점을 내포한채 시작한 행사였다”면서 “시작인 만큼 부족한점이 있었고, 이런점은 보완해서 더 잘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시장 스스로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날 행사는 백시장의 평가처럼 취임전부터 강조한 `열린시정구현`이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무부서의 안일한 행사준비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고야 말았다.
가장먼저 지적할수 있는 것은 홍보부족.
이 때문에 인원동원시비가 불거졌고, 일반시민의 참석이 매우 저조했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문제점으로 지적할수 있다.
시내에 현수막이 내걸린것은 행사시작 고작 일주일전이었고, 일선읍면동 사무소에 세부행사 계획이 시달된 것은 불과 열흘도 되지 않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동장은 “매월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리·통장회의나 시민에게 배포하는 반회보등에서는 일언반구도 않다가 부랴부랴 행사를 개최하면서 어떻게 시민을 불러 모을 생각을 했는지 이해할수 없다”며 실무부서의 안이한 준비자세를 비판했다.
주민을 억지로 동원해서라도 준비한 자리를 채우겠다는 공무원들의 구태도 여전했다.
일부 읍면에서는 공익근무요원을 대거 동원, 청중석에 앉도록 하는가 하면 일부동에서는 관내 유흥업소의 승합차를 빌려 주민을 실어나르는 `민폐`도 서슴지 않은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행정을 비교적 잘알고 있을 리·통·반장들을 동원하는데 진땀을 쏟기 보다 단 한명의 주민이라도 시정에 관심을 갖고 행사장으로 스스로 갈수 있게하는 노력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끝으로 지적할수 있는 것은 열린시정이라는 취지와는 전혀 동떨어진 공무원에 의한 사전 질문자 선정 및 질문내용 작성.
회의장 밖에서 만난 한 동장의 증언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 동장은 “현안 질의 및 토론자 중 1명은 자신의 동에서 선정했으며, 심지어 질문내용까지 자신이 직접 적어주었다”면서 “자유토론을 제외한 대부분의 질문자는 대부분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말이 사실이라면 시정책임자가 열린시정을 바라면서 야심차게 기획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공직자들은 버젓이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벌이는 작태를 연출한 것이다.
이런 문제점과 함께 시민대토론회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아버린 평일 오후 행사였다는점, 케이블 텔레비젼과 인터넷 생중계등 다변화 하는 미디어의 활용방안에 대한 검토가 다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을 남기기도했다.
이번 시민대토론회는 전반적으로는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행정`은 시정책임자 한사람의 의지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실무 공직자들의 `발상의 전환`과 `구태를 탈피하려는 환골탈태`가 선행되지 않는 결코 구현할 수 없는, `어쩌면 이루지 못할 꿈`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잘 보여준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