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의 가장 기반적인 조건으로서 화장실의 배려는 대단히 중요하다.
「화장실을 보면 그 집을 알 수 있다」라고 하듯이 관광지를 방문해서 숙소나 레스토랑, 드라이브 인, 휴게소등의 화장실이나 공중변소를 보면 그곳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심성을 잘 알 수 있는 느낌이 든다.
외국관광객의 경우 화장실을 통해서 그 나라 문화나 사정을 느끼지만 관광지의 화장실은 실로 「한국 문화의 거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화장실은 「지역의 얼굴이며 서비스의 창」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쾌적한 시설로 전환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여행은 자신을 발견하는 場이며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다. 또한 여성의 경우 일상생활로부터 탈출한 변신의 場이기도 하다. 그러한 추억의 장소에서 맛있는 요리를 먹은 후 지옥같은 화장실을 상상하면 불결한 이미지로 인해 지역정감은 사라져 버린다. 관광지가 정신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는 무대라면 화장실은 무대 뒤의 분장실이다. 식사 후 여성들은 남 앞에서 립스틱을 고치든가 하지 않을 것이다. 무대 뒤 분장실인 화장실에서 화장도 고치고 약간의 옷매무새도 다듬고 머리도 손질 할 것이다.
즉 화장실은 여성들에겐 단순한 배설의 장소 이상으로 문자그대로 변신할 수 있는「화장하는 장소」로 정비시켜 나가야만 할 것이다.
이제 경주도 화장실의 역활에 새로운 발상의 전환(Paradigm Shift)을 가져야 한다. 경주와 같은 국제적 관광도시의 화장실은 몇몇 관광지의 공중화장실만 정비할 것이 아니라 지역전체가 화장실을 외래관광객이 이용하기 쉽도록 의식을 바꾸어 개방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외래 관광객의 식별이 용이하도록 안내표지판도 새롭게 하여 경주 관광 이미지 상승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거듭 태어나길 바란다.
예를 들어 관광버스가 휴게소 등 가게 앞에서 잠시 10분 쉰다고 할 때 아마 가게에서는 손님들이 토산품이나 기념품 등 필요한 물건을 어느정도 구입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때 남녀 반반이 잠시 쉰다고 보자.
한 조사에 의하면 소변을 보는데 남성은 35초, 여성은 1분 32초 가 걸린다고 한다. 결국 변기수가 同數라고 한다면 여성은 3배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변기수는 여성용이 적은 시설이 많다. 쇼핑에 흥미가 있는 여성이 계속 화장실 앞에 줄을 서 있다면 쇼핑을 할 시간도 줄어 들 것이다. 이것은 매상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최근의 관광여행의 경향을 살펴보면 여성의 관광여행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여성이 관광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쾌적한 공중 화장실에 대한 욕구는 더욱 더 커질 것이다.
앞으로 지자체, 민간기업을 막론하고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환대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관광지 공중화장실에 대한 하나의 철학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 즉 화장실은 지역의 얼굴이며 해당 관광지의 얼굴인 동시에 지역의 문화지수란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중화장실은 기능성(조작성,편리성,경제성)과 쾌적성(위생·청결,안전성,연출성)을 갖추고 유지관리 및 청소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프로에게 전문적인 청소작업을 맡김과 동시에 전 시민이 동참하여 화장실문화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21세기는 문화경쟁의 시대이며, 감동마케팅의 시대이다. 이제 국제관광도시 경주도 새천년의 관광자원으로 작지만 가장 감동 받을 수 있는 깨끗한 화장실 문화를 전 시민이 두팔을 걷어 붙이고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 경주문화관광협의회가 시도하고 있는 쾌적하고 깨끗한 화장실 가꾸기 시민운동 을 전 경주시민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때 경주는 진정한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