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 자율방범대에 대한 경주시의 지원방식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주시는 연간 1억원에 가까운 운영비를 자율방범대에 지원하면서도 활동실적에 상관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동일한 금액의 예산을 지원하는가하면 예산의 사용실태에 대한 사후감독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등 자율방범대 관리가 매우 부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민간단체에 대한 보조금이 방만하게 지급됐다는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또하나의 민간단체에 대한 대표적인 선심행정,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자율방범대 실태 =경주시와 경주경찰서등에 따르면 경주지역에는 현재 47개의 읍면동 자율방범대가 결성돼 있다. 이같은 수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1개 읍면동당 평균 2개씩의 자율방범대가 구성된 셈이다. 그러나 이들 자율방범대 가운데 읍면지역 파출소와 긴밀하게 협조하며 방범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곳은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을정도로 파악될 만큼 전반적으로 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주경찰서 방범과의 한 관계자는 “경찰서 입장에서 활동을 잘하는 단체와 그렇지 못한 단체를 적시해서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경주지역 자율방범대 가운데 약 절반정도는 활동이 대단히 미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주시의 방만한 예산지원 =경주시는 지난해 200만원의 예산을 일률적으로 똑같은 금액으로 45개 자율방범대에 지급했다. 1개 방범대로 보면 결코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시 전체로 보면 연간 9천만원.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경주시는 이미 10여년전부터 방범대의 운영비를 지원했으며, 처음 1개 자율방범대당 60만원이었던 운영비가 몇단계 변동 과정을 거쳐 지난해에는 각각 200만원으로 인상돼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운영비에 대한 정산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방범대에 대한 운영비 지원은 해당 읍면동 사무소에서 심사를 거쳐 본청으로 일괄 신청하기 때문에 시 본청에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운영비 지원은 예산편성 지침에 따른 일반 보상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정산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함께 2001년 처음 개최됐던 경주시자율방범대 체육대회에 1,000만원에 불과했던 보조금이 올해에는 2,500만원으로 대폭 증액한 것도 당시 자치단체장 선거를 의식한 대표적인 선심행정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활동에 관계없이 무조건 동일한 금액지급이 문제 =운영비를 지원받은 45개 자율방범대 가운데 회원수가 많은 곳은 50여명에서부터 적은 곳은 20명 내외로 천차만별이다. 이름도 읍면동 이름을 딴 자율방범대에서부터 해병전우회, 참전전우회 기동순찰대등으로 각양각색이다. 방범활동 실태도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안강읍의 경우 안강,옥산자율방범대등 4개 자율방범대 모두 파출소와 연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반면 시내지역 H동 자율방범대의 경우 운영비는 지원받으면서도 올들어 방범활동을 거의 실시하지 않은곳도 있다. 이 지역에서는 관할 파출소 경찰관들조차 방범대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활동실적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운영비가 일률적으로 동일하게 지급되고 있는 현실은 열심히 활동하는 자율방범대 대원들의 사기를 오히려 떨어뜨리고, 방범대 사이의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결책은? =경찰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민간 자율방범대의 존재 필요성을 부정하는 곳은 없다. 그런만큼 먼저 경주시와 경찰은 자율방범대의 운용실태와 방범수용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면밀한 실태 조사를 통해 읍면동 마다 대표성을 갖는 1개 자율방범대로 조직을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재정비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면적이 넓은 읍면지역의 경우에는 기존 2-3개씩 존재하는 자율방범대를 1개 조직으로 통합한다음 지부를 운영하는 형태로 운용방식을 변경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으고, 또한 읍면동마다 우후죽순격으로 결성되고 있는 자율방범대들도 소속단체의 이해만 주장할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방범활동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예산지원방식도 변경돼야 한다. 방범대의 활동실적과 대원수, 방범수요등의 차이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하되 방범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금액을 상향 조정하고, 장비지급등 지원책도 뒤따라야 한다는것이다. ▲경주시와 경주서등 관련기관 대책 =경주시는 백상승시장 취임이후 자율방범대 지원방식 변경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고 경주경찰서 역시 방만한 운영실태에 대한 문제점에 공감하고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14일 경주경찰서가 주최한 자율방범대 간담회를 통해 가시화 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경주경찰서는 활동이 활발한 자율방범대에 대해서는 각종 지원책을 대폭확대하는등의 지원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지침을 밝혔다. 경주경찰서의 방범과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1개 파출소 마다 1개 자율방범대로 재편하는 것이 경주경찰서의 기본방침”이라면서 “조직재편과 동시에 자율방범대원들에 대한 사기진작방안도 다양하게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도 이에 발맞춰 운영비의 차등지급을 계획중이다. 경주시 총무과 김영춘 시정담당은 “운영비를 일률적으로지급한 것은 잘못된 관행이었다”면서 “경주시도 경주경찰서와 함께 개선책을 마련하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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