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과 함께 우리 지역 농산물을 대표하는 한우 산업이 갈수록 위기를 맞고 있어 농민들의 신음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국 최대 사육 두수를 자랑하는 경주시`, 하지만 이런 말은 이제 `빗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50%를 밑돌았던 자급률이 앞으로 30%선으로 더 떨어지고 나머지는 수입산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한우산업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들의 무관심과 일관성 없는 한우정책 등으로 한우산업은 발전보다는 후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를 팔아 자식들 학비에 결혼까지, 집안의 보물로 여겨졌던 한우는 이제 빚더미만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도 작은 불씨를 찾아 희망을 걸고 무너져 가는 한우 산업을 살리기 위한 몸부림들이 우리 경주 지역에서 일고 있다. 일명 `토함산 경주버섯한우`. ■ 고품질 한우로 승부 농산물 총 생산액 31조원 가운데 축산물이 25%(8조원)를 차지하며 이 중에서 한우가 22.4%(1조8천억원)나 될 정도로 한우는 그 동안 농가 경제에서 쌀 다음으로 중요했다. 하지만 개방농정 물결에 휩쓸려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정부시책에 따른 한우 기반이 붕괴돼 그야말로 약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우 산업을 살리기 위해 경주 지역에는 토함산 경주 버섯한우가 제2의 한우 시장을 향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토함산 경주 버섯한우는 브랜드 이름 자체로 알 수 있듯이 버섯을 먹은 한우이다. 하지만 버섯 100%를 먹는 것이 아니라 버섯을 일정한 공정에 의해 분쇄, 이를 사료로 가공해 한우에게 공급한 것이다. 이 방식은 한우의 고품질화 뿐만 아니라 경주 지역의 대표 특산물인 양송이 버섯을 이용하기 때문에 버섯의 홍보와 버려지는 파지 버섯을 이용하기 때문 농가소득에는 일거 양득이 아닐 수 없다. ■ 왜, 경주버섯한우인가? 지난 98년 농림부 개발과제로 선정된 버섯한우는 1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걸쳐 99년 12월 버섯한우로 상표등록을 한 이후 이제는 경남 대형 유통매장 뿐만 아니라 각종 한우 품평회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렇게 우리 한우의 명을 잇고자 하는 노력은 토함산 경주버섯한우회(회장 최삼호)의 진념과 경주시농업기술센터의 기술보급이 그 빛을 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버섯사료를 먹은 한우의 특징을 보면 양송이 버섯 부산물을 사료에 첨가, 급여한 결과 육질 최고 등급인 1등급이 기존의 20%에서 80%이상 상승하고 고기의 맛을 가름하는 지방산 조성이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기의 맛을 좌우하는 이 지방산 조성, 즉 불포화지방산의 경우 4%나 증가돼 미국산 54.21%, 호주산 52.98%보다 높은 64.01%가 나왔다.(자료 축산연구소. 1999) 이 같은 결과는 버섯 사료에 의해 결정되지만 이와 함께 고기 맛이 좋은 암소 한우를 대비한 고 품종의 한우를 거세해 2년 이상 장기 비육 하여 육질이 우수하고 비육후기에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안전성의 믿음을 주고 있기 때문에 호평을 받고 있다. ■ 버섯한우의 과제 WTO 수입 개방이 본격화로 추진되고 수입생육이 내년부터 밀려 들어오면 결국 우리 농산물이 없어 지거나 아님 값싼 농산물에 비해 차별화된 고품질의 농·축산물의 생산이 농민들의 과제다. 버섯한우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버섯한우의 경우 도축 전량을 경남지역의 유통점인 아람마트에 독점 계약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매장에서 버섯한우만을 판매해 불러들이는 수익은 월 1억원. 본지가 판매 현장에서 약 2시간 가량 소비자 선호도와 만족도 등을 시장 조사 해본 결과 소비자들의 90% 이상이 버섯한우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 소비자들의 한결 같은 소리는 "차별화 되고 값싼 수입육 보다 육질이나 맛에서 승부가 나기 때문에 조금 비싸지만 우리 버섯 한우를 고집한다"며 "품질에 대해서는 경주시가 보증을 했고 브랜드화 되어 만들어 졌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한번 먹어 본 사람은 꼭 다시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버섯한우가 경남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공급 물량이 부족해 시장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경주의 고품질 브랜드 특화 산업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경주에는 작은 매장 하난 없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 어렵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 현재 버섯한우 재배 농가는 경주 지역에 23농가. 이들 농가 대부분이 출하까지 한우 한 마리 당 대략 80∼100원 상당의 손해를 보고 버섯한우를 생산한다고 한다. 이는 거세 한우를 버섯 한우로 비육하기 위해서는 보통 30개월 이상 사육하는데 이는 거세 송의 한우의 경우 거세를 하지 않은 한우보다 성장이 둔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농가들이 거세를 하지 않고 20개월 정도 사육 한 다음 시장에 팔기 때문이다. 결국 버섯한우를 사육하기 위해서는 일반 한우보다 10월 가량 더 사육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런 이유는 지금 한우의 품귀 현상으로 인해 한우만 사육하면 시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팔 수 있기 때문에 농가들은 고품질의 한우를 사육하기 보다는 일반 한우를 하루라도 빨리 사육해 팔고 다시 송아지를 구입해 대 팔기 때문이다. 최삼호 버섯한우회 회장은 "현재 농가들이 버섯한우 사육을 싫어하는 이유가 우리나라의 한우 기반이 무너지고 있고 암소 든 수소 든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심리에 우량 종자 사육이 힘든다". "이렇듯 한우의 품귀 현상으로 인해 거세한우는 농가들이 이전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 한우의 품귀 현상으로 인해 시장 경제의 소비자들도 무조건 한우나 품질 좋은 고급육을 선호하기보다는 무조건 소고기만 된다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최 회장은 "농가들도 싫어하고 사육 두 수당 100만원 가량 손해 보지만 버섯한우를 고집하는 이유는 한우 사육 두수 1위라는 경주 한우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농민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며 "이제는 수입 생우를 대비해 우리 농가가 해야 할 일은 무작정 국가의 시책을 기대 하기보다는 농가 스스로 어려움 점을 이겨내고 자구책을 마련해 고품질의 한우를 생산하려는 농민들의 자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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