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림씨, 그녀는 세상사람들이 자랑하는 것들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 흔한 고등학교 졸업장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고 사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사람도 아니다. 더구나 친부모의 따뜻한 사랑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자란 그녀다. 그러나 지금 그녀가 훌륭하게 보이고 성공했다 라고 느껴지는 것은 그러한 핸디캡을 극복하고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뇌성마비 시인인 송명희씨가 말하는 것처럼, 그녀는 어려움과 부족함 속에서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이 체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며, 남이 모르는 것을 깨달으며 살아왔다.
부모님은 그녀가 6살 때 그녀의 곁을 떠나 먼 하늘나라로 가셨다. 2남3여 막내딸로 태어난 그녀는 엄마에게 그 흔한 재롱 한 번 제대로 부려보지 못하고 고아가 되어 버린 것이다. 7살 때 그녀는 가족들과 헤어져 양어머니에게로 보내져 키워졌는데 그 어려움은 누구도 쉽게 상상할 수 있으리라. 현재의 자신이 있게 된 것은 그 양어머니가 자신을 거두어 주었기 때문이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단다. 중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바로 미용을 배우기로 결심하였다.
17세의 어린 나이로 미용을 시작하여 30대 초반이 된 오늘날까지 그녀는 열심히 한 길을 걷고 있다. 현재 그녀는 성건동 주공아파트 후문에서 "칼라&펌"이라는 자신의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걷고 싶다는 그녀는 15년이 지난 이제야 미용이 무엇인지를 조금 알 것 같단다. 10년 전 만하더라도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머리손질이 차이가 났지만 지금은 자신의 감정상태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머리를 손질할 수 있게되어 기쁘다라고 말한다. 이제는 손님의 모습만 보고도 어떤 머리스타일이 손님에게 가장 잘 어울릴지를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면서 수줍어한다.
열심히 손님의 머리를 만지고 있는 그녀의 일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그 아름다움과 행복감은 일에 대한 사랑과 열정 때문이리라. 자신의 직업은 단지 손님의 머리를 손질하는 것이 아니라 손님에게 아름다움과 젊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일이 너무 재미있고 자랑스럽단다. 그녀는 기나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피어난 한 송이의 장미꽃과 같다. 어려운 환경을 어느 누구에게도 탓하지 않고 오히려 그 어려움을 자신의 성장을 위한 기회로 이용한 그녀! 그래서 우리는 그녀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르고 싶다. 아니 그녀는 분명히 성공한 사람이다. 32년의 짧은 인생동안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해버렸다는 장정림씨, 그녀에게 겨울은 지나갔다. 이제 봄이 왔다. 장정림씨! 더욱 아름다운 장미로 피어나길 우리 모두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