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경주교육장이 오는 31일 정년퇴임한다. 43년 5개월,강산이 네 번반이나 변할 긴 기간의 교직생활을 뒤로하는 정년퇴임을 불과 보름앞둔 14일, 미리 약속한 인터뷰를 위해 경주교육청을 방문했을 때 김교육장은 새로 입주할 경주의 한 아파트 전세계약을 목전에 두고 계약서류를 부탁해둔 법무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교육장 관사를 비우고 이사를 해야 하지만 그동안 마땅한 집을 못구해 애를 태웠는데 오늘에서야 계약을 하게됐다.” 전화통화 내용을 알려주면서 말문을 연 김교육장은 지난달초에 있었던 경북도교육위원 선거로 말을 이어갔다. "대구에서 오랫동안 교직에 있었고,또 도교육청에만 7년 있었다. 그때 아이들 교육문제도 있고 해서 대구에 아파트를 구했다. 그런데도 (교육위원)선거때는 경주사람이 아니라느니, 경주에 살사람이 결코 아니라는 등 온갖 음해성 소문이 떠돌다. 교직을 끝내면 내가 태어나고 자란 경주에 정착하겠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의 결심이었는데....” 지난달 교육위원 선거에서 낙선한 그는, 낙선한 결과보다 선거과정에서 온갖 비교육적인 선거풍토가 못내 마음에 걸리는 듯 했고 아쉬움또한 진하게 남아 있는 듯 했다. “몇몇지역에서 불법선거운동으로 사법처리되는 것을 보세요. 교육은 교육자가 해야 하는데,지금의 선거방식과 선거풍토는 너무나 비교육적으로 흐르는 것 같다." 그는 이런말도 덧붙였다. “투표결과는 졌지만 결코 선거에서 패배한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러다간 교육위원 선거로 몇시간을 인터뷰해도 부족할 판이었다. 화제를 바꿔 질문을 던졌다. -정년을 앞두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을 텐데? =1년6개월전 경주교육장으로 부임하러 오는 차안에서 생각한 것은 교육자로서 마지막 봉사기회라는 것이었다. 그런만큼 그동안의 경륜을 잘 살려 경주교육장으로서 이상적인 상을 수립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교육장은 경주교육청 부임당시 김구선생이 남북통일협상을 위해 북으로 가면서 인용했다는 서산대사의 시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눈덮인 광야를 걸을때는 이리저리 함부로 걸으면 안된다. 오늘 자신이남긴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이 길이 된다`는 시를 생각하며 교육장으로서 표상을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는 설명이었다) -교육자로서의 평소 교육관은 무엇인가? =교육은 교육자라야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은 또 학교의 힘만으로는 그 효과를 달성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곧 모든 시민들이 스승이고 교육자라는 생각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을위한 올바른 교육여건을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학생과 교사사이에 혼이 교환돼야 올바른 교육을 할수 있다. -경주교육장으로서의 자신을 평가한다면? =교육청과 그 직원들은 학교와 교원·일선학교의 교사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교육청의 지원행정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학교 실정에 따라 학교의 특색을 발휘하도록 하고, 학교 회계법에 따른 예산배정, 교수 학습자료의 우선투자등 학교장과 학교 공동체의 자율권을 신장시켰다고 감히 자부할 수 있다. 교육장으로서 경주학생예술체험장 개장, 경주지역 학생상담자원봉사자연합회 운영,일선학교의 당직제도의 획기적 개선등은 특히 성과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정년퇴임후의 계획은? =교육은 온 사회인이 곧 교육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교육과 관련되는 일, 특히 시민들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면 무엇이든 찾아서 봉사할 계획이다. -후배 교사들에게 당부하거나 해주고 싶은 말은? =교육자는 항상 최선을 다해 그 결과에 스스로 희열을 느낄수 있어야 한다. 학부모나 지역유지,운영위원들에게 칭찬받거나 술한잔,음식 대접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되돌아 스스로 생각해서 웃을수 있고, 만족할수 있도록 항상 교육자의 정신을 잃지말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말해주고 싶다. 경주시 서면 도리 출생으로 아화초등학교, 경주중학교를 졸업한 김교육장은 59년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안강제일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했다. 시험을 거쳐 중학교로 진학하던 당시 안강제일초등학교에서만 주임교사로 내리 12년 11개월을 근무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때문에 그의 제자는 안강출신이 많다. 김교육장은 28일 43년 교직의 공로로 정부로부터 황조근정훈장을 받는다. *사진-인물 스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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