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경주경찰서 강력반.
소를 훔치려다 붙잡혀온 20대초반의 피의자앞에서 수사 경찰들은 한결같이 어처구니 없어하는 표정이었다.
경찰은 이날 박모(남.21.주거부정)씨등 3명을 특수절도 미수혐의로 긴급체포하고 조사를 진행중이었다.
이들 피의자들은 5일 오전 9시40분께 외동읍 냉천리 이모(여.68)씨의 집에서 이씨가 시장에 가고 없는 틈을 이용해 소를 훔쳐 팔려고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불려온 중매인 김모씨가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모두 붙잡혔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박모군은 이모씨의 친손자 였기 때문이었다.
놀라운 일은 또 있었다.
박군의 동생이 지난 4월 할머니가 집을 비운사이 소를 훔치려다 경찰에 검거된적이 있었던 것이다.
2명의 친손자들이 3달사이에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다 모두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범행동기도 비슷했다.
4월에 검거된 동생 박군은 애인과 동거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에 검거된 형은 애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다른점도 있었다.
박군의 동생은 친족상도례원칙상 공소권없음으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던배 비해 이번에 검거된 형은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으로 기소중지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건과는 별개지만 어쨌던 형사처벌을 받게된 것이 굳이 다르다면 다른점이었다.
박군이 경찰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머물던 9일 오후, 박군형제의 성장과정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의문점을 취재하기 위해 냉천리 이씨 집을 방문했던 기자는 생채기를 더하게 할 것 같은 걱정이 앞서는 바람에 이씨를 만날 용기를 내지못하고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