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관록의 한나라당 소속 현역도의원과 지역 선거사상 최초로 노동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민주노동당 후보, 그리고 경주지역 읍면동 청년회를 아우르는 청년연합회 회장출신의 30대 후보 3자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의원 제 3선거구.
8일 오후 3시30분 황성공원 나무그늘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한나라당 최원병 후보와 무소속 박병훈 후보간의 낮뜨거운 원색적인 비방과 민주노동당 정태영 후보의 노동자서민을 위한 정치와 지방자치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연설이 교차되면서 팽팽한 긴장속에 진행됐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민주노동당 정태영 후보(기호3)는 민주노동당의 정책설명과 출마배경, 지방자치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연설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당연히 상대방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비방은 전무했다.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한국노총, 경주민주청년회, 동국대 학생회등 5개 단체가 지방선거 대응을 위한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여 노동자 후보로 추대함으로써 출마하게 됐다고 출마배경을 밝힌 정후보는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지방의회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농민을 위해, 또 노동조합원들이 내는 회비로 선거를 치러는 깨끗한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지방자치 개혁과 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서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공약으로 제시한 정후보는 노동자,농민.서민을 위한일이라면 합법적인 의정활동을 비롯해 어떠한 투쟁과 희생도 기꺼이 감수할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설에 나선 무소속 박병훈 후보는 안강,강동,용강, 황성등 선거구 주민을 위한 공약제시와 함께 한나라당 최원병 후보를 비난하는데 연설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고 서수종 국회의원의 유지를 받들고 지역발전을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힌 박후보는 지역사회봉사단체로서 새롭게 위상을 정립한 경주시 청년연합회 초대 회장으로서 도덕성과 양심을 검증받은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박후보의 한나라당 최후보에 대한 공격은 최후보의 도의원·농협조합장 겸직과 지역현안에 대한 최후보의 무관심을 공격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박후보는 "고급승용차, 기사지원등 농협조합장 한사람에게만 농민의 이익과는 전혀 무관하게 연간 1억5천만원의 경비가 들어간다"고 지적하고,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것"이라고 최후보를 겨냥했다.
또 최후보에 대해 경마장 범도민추진위원회에서의 불성실한 활동으로 공동대표에서 제명당했던 것을 거론하며 "선거공보에 공동대표라고 경력을 허위기재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최원병 후보는 본격적인 연설에 앞서 정태영 후보에 대해서는 어려운 시기 사회민주화를 위한 고된 투쟁경력에 대해, 박병훈 후보에 대해서는 청년회의 왕성한 활동을 거론하며 청중들에게 박수를 유도하는 등 3선의 관록을 보여주는듯한 여유있는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DJ정권의 부정과부패,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등을 거론하며 지방선거를 연말 대선의 전초전으로 규정한 최후보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해야만 대선승리도 한결 쉬어질것"이라며 한나라당과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연설중반 박후보가 자신을 공격했던 부분에대한 해명을 시작 하면서부터 목소리는 커지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에 공천신청해서 실패하고 무소속으로 도전하는 것이야 말로 도덕성이 상실한 증거"라고 박후보를 몰아세운 최후보는 겸직을 문제삼은데 대해서는 상대후보의 과거 경력을 거론하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도의원중에 농업부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한 사람은 유일하다며"며 도의원과 농협조합장의 겸직 불가피성을 설명한 최후보는 "개발공사 사장 수행비서 출신이 도의원에 출마하기 위해 사직한 것과 자신의 겸직은 차원이 다른문제"라며 박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합동유세도중에 부인과 아들 2명등을 단상으로 불러낸 최후보는 또 박후보를 지목하며 "가족이 멀쩡하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혼했다는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저급한 선거풍토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연설을 끝냈다.
이날 합동연설회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들이 대거 청중석에 앉아 노동계후보에 이어 2명의 후보들 연설이 마칠때까지 자리를 지켰으며, 후보들의 연설중간중간 이름을 연호하는 풍경이 계속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