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으로 우리나라 축산업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린 가운데 전국 최대 한우 집산지인 경주의 새로운 생존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경주시가 지속가능한 친환경 축산기반 마련을 위해 친환경 축산 HACCP 농장을 육성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보여 진다.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은 농장 내 발생하는 각종 위해요소의 사전제거로 안전한 축산물을 제공하는 국제적 제도다. 최종 제품만을 검사하던 기존 위생관리 방식과는 달리 가축의 사육과 축산물의 원료관리에서부터 처리, 가공, 포장, 유통 등 전 과정을 관리해 위해물질이 축산물에 들어가거나 오염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는 위생관리제다. 경주와 같은 축산집산지의 경우 당연히 해야 할 조치다. 특히 지금과 같이 우리나라 축산업 판도가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선점해 지역 축산물의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여 진다. 그리고 시는 경주를 전국에서 가장 품질 좋은 친환경 축산물 생산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기반 구축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경주 천년한우는 사료-농장-도축장-가공장-판매점-소비자로 이어지는 벨트로 구성된 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경주 천년한우의 현 주소는 그리 좋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상품성은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주에 와서 먹어 본 이들은 맛이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돌아가면 천년한우라는 브랜드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천년한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금 경주에서 나오는 농축수산물 대부분이 상품에 비해 아직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소비시장에서 승패는 브랜드에 의해 좌우된다. 브랜드의 위상강화는 제품의 우수성과 함께 마케팅에 있다. 결국 아무리 좋은 생산품이라도 홍보에 뒤지고 이미지에서 앞서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지금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의 선호도가 미미한 것도 제대로 된 마케팅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그러다 보니 매년 800여만명의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지만 아직까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그리고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경주의 농축수산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하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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