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원장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추진중인 2013년 터키의 최대 유적 도시 이스탄불 개최가 순항하고 있다.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면 정확하다.
엑스포 측은 정강정 총장을 특사 자격으로 지난달 20~25일 이스탄불을 방문하고 2013년 엑스포 공동개최에 대한 사전협의를 갖고 즉석에서 카디르 톱바쉬 이스탄불 시장에게서 ‘통큰 선물’을 하나 얻어 지녔다.
카디르 톱바쉬 시장은 정 총장 일행과의 사전협의를 마치고 시청 현관에 자리한 수많은 터키 언론들에게 “2013년 이스탄불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키로 했고 오는 8월에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이스탄불 공연팀을 보내기로 했다”며 이스탄불시는 지금부터 이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시작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한다.
이어 카디르 톱바쉬 시장은 옆에 있던 정 총장에게도 소감을 한마디 하라고 하자 정 총장은 막힘없이 “터키와 한국, 이스탄불과 경주를 연관짓고 6.25때 한국을 지켜준 터키에 늘 고마움을 가진다”며 “앞으로도 엑스포 행사를 통해 양 국가와 양 도시는 문화, 교역, 경제, 외교에 협력하자”고 제안해 현지 언론의 스포트를 받았다고 했다.
세계사와 고대사에 해박한 지식을 지니면서 달변가로 알려진 정 총장의 이번 이스탄불 방문은 이스탄불 시장을 비롯해 현지 관계자들의 마음을 녹여내기에 충분했다.
정 총장은 사실 지난해 경북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터키 한 도시의 행사때 이스탄불 부시장과 공원식 부지사와의 만남으로 문화교류 의향를 확인했고 이번 방문도 우리 정부측의 터키 대사와 영사의 동행이 없었더라면 이스탄불 관계자들과의 만남 자체도 희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총장의 재치와 달변은 이스탄불측 고위인사들의 마음을 끌어내는데 큰 몫을 했다.
한 일화로 정 총장은 회담 초반 카디르 톱바쉬 시장이 다소 굳은 표정으로 정 총장의 눈을 계속 쳐다보면서 부담스런 장면을 연출했다고 했다. 그러나 정 총장의 번득이는 재치가 분위기를 바로 반전시켰다.
정 총장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터키와 한국대표팀의 3,4위전이 열린 대구스타디움으로 대화를 이끌어내면서 현재 터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히딩크 감독도 등장시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정 총장은 당시 대구스타디움에 5만여 관중이 모였는데 이중 4만 이상이 한국인으로 터키를 응원했고 중요한 것은 이들 대부분이 경상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회담장에 배석한 정 총장을 비롯한 대사, 영사, 도, 시 공무원 모두 경북도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이스탄불과 경북도간의 무한한 인연을 강조하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했다.
정 총장은 이같은 유머 속에서도 때로는 세계 전인류의 4대 문화발상지인 이스탄불을 치켜세우며 이스탄불과 경주 사이에 문화의 고속도로를 건설하자고 제의하는 등 특히 원전에 관심을 갖고 있는 터키정부에 경주에 선진화된 원자력발전소가 있다며 현실 가능한 경제교류를 설명하고 양 도시간의 발전과 화합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이스탄불에서의 협의는 성공적이다고 자신하면서도 태국의 불안한 국내 정세로 방콕 행사의 무기한 연기에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방콕 엑스포도 언젠가는 꼭 성사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