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 경주예술의전당과 문화엑스포 상징탑을 무대로 아름다운 설경 속에 펼쳐진 총격전. 선과 악의 대결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마침 내린 폭설은 전국적으로 교통대란을 불러와 불편을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경주의 모습을 더욱 멋있게 연출시켜 아테나 드라마를 통한 경주의 관광홍보 효과를 더 높혀주기도 했다.
‘아이리스’에 이어 방영된 ‘아테나’ 드라마도 한류열풍과 함께 외국으로 많이 방영되기를 바라고 특히 마지막 부분에 아름다운 경주의 설경(雪景)이 많은 사람들에게 찾고 싶은 충동을 불러 일으켜 다가오는 2011년 8월12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열리는 ‘2011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외국관광객들이 더 많이 몰려오기를 바라는 작은 소망을 띄워본다.
문화엑스포하면 처음 열렸던 ‘98세계문화엑스포’가 나는 가장 인상이 깊었다. 그때 백결공연장에서 공연되었던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공연은 사실 그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 이해하기가 힘든 난해한 형이상학적인 공연이었다. 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공연을 주제공연으로 채택했을까? 그 후 수많은 공무원들과 시민들에게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공연을 기억하느냐고 물으니까 거의 대부분 모른다고 답했다. 그 후로 나의 뇌리에도 잊혀진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세월이 갈수록 자꾸만 떠 올랐고 , 수 년간 중국 일본은 물론 멀리 인도, 파키스탄, 두바이, 이집트, 그리스, 터키, 로마, 독일 등지를 여행하면서 그 나라의 여행 가이드들을 통해 들은 세계 각국의 역사, 문화와 더불어 종교의 변천과 발전사에 대한 지식을 정리하면서 아하! ‘98세계문화엑스포’ 주제 공연을 왜 하필이면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근대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작품을 원제로 각색한 공연작품이 채택이 되었는지, 전 세계인의 문화를 한데 모아 축제의 장을 벌이는데 세계인이 공감하는 테마 중의 하나가 바로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인지 어렴풋이 이해를 하게 되었다.
‘신은 죽었다’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는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1840년대 니체가 살던 시절 기독교와 이상주의의 도덕을 약자의 도덕이라고 배격하고 ‘초인’ ‘영원회귀’의 사상을 중심으로 일종의 형이상학을 수립한 니체의 철학의 깊이를 철학에 문외한인 내가 알리는 없지만, 니체의 작품을 원제로 각색하여 98문화엑스포 당시 공연된 작품에 나오는 짜라스투라는 현재의 이란지방에서 고대에 융성했던 조로아스터교의 교주인 ‘조로아스터’를 칭한다는 사실이다.
조로아스터교는 선과 악의 영원한 투쟁을 강조한 종교로써 그 경전 아베스타는 아베스탄이라는 고대 이란 언어로 기록되었고, 불을 숭배하여 지금도 일부 조로아스토교 성전에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성화를 지키고 있다. 당나라 측천무후시절 중국에 건너온 이 종교는 불을 숭배한다하여 배화교(拜火敎), 또는 현교로 알려졌고 현교사가 많이 지어졌으며, 배화교는 중국에서 ‘광운대명교(光雲大明敎)’ 혹은 마니교로도 알려져 있으며, 불(성화)을 숭배하는 비밀종교집단은 ‘명교(明敎)’로도 불리며 원나라 말기 혼란시절에 주원장이 명나라를 세우는데 큰 공을 세운다. 유명한 중국무협지 드라마나 영화로도 알려진 ‘의천도룡기’의 무술집단이 바로 명교 교도들이고 그들이 주원장을 도와 나라를 세웠기에 주원장은 나라 이름을 배화교의 별칭인 명교를 본따 ‘명(明)’나라라고 국호를 지었다고 한다. 하여튼 배화교의 불 숭배사상은 고대 그리스로 전파되어 올림픽 성화도 바로 배화교의 영향이었다. 각종 체육대회 시 성화를 채화시키는 것은 불을 숭배하는 조로아스트교에서 유래되었다. 불상의 광배나 기독교의 광채 사상도 조로아스터교에서 유래했다는 학설이 있다. 기독교와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의 선과 악 구별사상, 종말론과 구세주 메시아 사상도 배화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최근에 ‘템플스테이’ 예산을 둘러싼 특정종교탄압논란, 중동의 오일머니를 끌어들이기 위한 이슬람채권법 제정 관계로 특정종교와 정치권이 논쟁이 가열되기도 한다. 동서고금의 역사에 정격유착과 더불어 종교와 정치의 유착과 갈등은 늘 있어 왔다. 한편으로는 어느 시대든지 왕족이나 정치권력의 비호와 지원이 있었기에 각국마다 위대한 종교문화유산이 탄생되었는지도 모른다. 만약에 신라시대 불교와 정치권의 유착이 없었다면 세계적인 문화유산도시 경주가 존재했을까? 그러고 보면 정격유착과 종교와 정치의 유착및 갈등은 큰 역사의 줄기에서는 필요악인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갑자기 98세계문화엑스포 때의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거론한 것은 8월에 열리는 2011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계기로 1998년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처음 개최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무원과 시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경주관광 경북관광 한국관광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진심으로 종교간 인종간 화해와 사랑이 넘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열기가 영원히 꺼지지 않는 조로아스트교의 성화처럼, 올림픽 성화처럼 영원히 타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
2011년 현재 짜라스투라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경주발전은 영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