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 앞두고 예산타령만 널어 놓는 집행부, 질타 없이 무관심한 시의회 누구의 잘못인가.”
경주시의회가 불과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경주세계태권도대회를 앞두고 행사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집행부로부터 단 한차례의 보고도 받지 않아 지역발전을 견인해야할 의회 기능이 무색해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대회로서 세계태권도연맹 192개 회원국 가운데 150여개국 선수와 임원 1만여명이 방문하는 태권도 단일 국제대회로는 가장 큰 규모로 2009년 11월 제주도에 이어 2번째로 유치한 태권도계 최고 권위의 대회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0일 경주실내체육관내에 경주세계태권도대회 추진본부를 발족한 이후 집행부는 물론이고 시의회의 무관심으로 예산 확보와 홍보 등 대회 진행 전반에 대한 사기 저하로 자칫 졸속으로 진행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시의 형평성 없는 대회조직위원회 구성과 인원배치도 대회 진행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대회를 불과 두달여 남겨놓고 예산 부족에 따른 궁여지책으로 관용차량 문짝에 부착한 포스터 스티커와 지역내 육교 곳곳에 게첨한 현수막이 전부로 국제행사 홍보로 보기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시가 당초 이 대회를 유치할 때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경주관광의 부흥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예산 부족과 관심부족 등으로 태권도 발상지에 외국인 선수와 관계자들을 초대해놓고 망신당하는 꼴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집행부를 견제하면서 지역발전을 견인해야할 시의회는 그동안 이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집행부와 조직위를 통한 진행 보고 청취는 물론이고 의회 자체적으로 전체회의와 간담회를 개최하지 않아 국제행사에 임하는 시의회 자세에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민 A씨는 “집행부의 안일한 대처로 이번 대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김 빠진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같은 집행부의 안일함을 추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시의회의 할일이 아니냐” 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시의회는 방폐물 반입금지 등 국책 관련 사업에만 열을 올릴 뿐 지역내 다른 주요 현안은 아예 등한시하는 것 같다”며 균형 잃은 의정에 대해 비난했다.
시의회 한 관계자는 “당초 지난 23일 집행부로부터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으려고 계획됐지만 집행부측 사정으로 다음달 9일로 연기된 것으로 안다”며 “시의회가 이번 대회에 무관심한 것만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오는 8월 27일부터 9일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대구시와 대구시의회는 잦은 업무보고와 지원방안 및 문제점을 토론하고 다음달 1일부터 광역시와 도별로 ‘로드쇼’는 물론이고 공중파 등 매체를 통해 2011대회 국민 홍보에 나서기로해 경주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