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산율 감소와 평균수명연장 등으로 고령화 사회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품질 실버산업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앞 다투어 나서고 있다.
경주시도 올해부터 장수촌 건립을 위해 조경, 건축, 토목, 문화재,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15명의 자문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자문단은 앞으로 장수촌 조성부지 선정과 장수촌 조성의 기본방향 설정 및 시설물 선정과 배치, 시공방안, 수시 간담회를 통한 정보공유로 장수촌 조성관련 개선책 강구, 시장이 장수촌 조성과 관련해 요청하는 사항 등을 자문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장수촌 건립은 지난해 당선된 최양식 시장의 공약사업이며 시는 부지 170만㎡정도의 규모로 교통 접근성이 용이하고 관광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지역에 토지소유자가 참여하는 등 민간자본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장수연구소, 복지 주택단지, 치유센터, 체험단지, 장수식물 단지, 온천 단지 등의 문화체험 복합단지로 구상하고 있다.
시는 오는 2017년까지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올 상반기 중에 자문단 이외에도 전문가와의 토론회와 사전심의를 거쳐 타당성 용역을 의뢰하기로 했다.
시는 계획대로 장수촌을 조성해 경주가 힐링메카로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야심이다.
그러나 먼저 장수촌 조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자문단 구성을 보면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자문단은 조경과 녹지, 관광, 토목, 도시계획, 건축, 장수식물, 보건 및 의료, 기타(사회복지, 호텔, 창업) 등 8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 기반시설 등 물리적인 부문에 치우진 감이 없지 않다.
장수촌은 고령자들이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고령자들이 어떤 형태의 장수촌을 기대하는지를 우선시해야 한다. 고령자들의 시대적인 정서흐름을 분석하고 반영하는 분야의 자문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경주의 장점인 역사성이 장수촌과 제대로 연계되어야 고령자들과 그 가족들이 경주를 선호할 것이다. 단순히 고령자들이 와서 생활하는 공간으로 장수촌을 만든다면 투자에 비해 그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사료된다.
고령자일수록 고립화된 지역보다는 각종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면서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최첨단 의료시설이 인접한 지역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그리고 시는 사업 공급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수요자인 고령자들이 바라는 장수촌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