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8일부터 5월 6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2011년 경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준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태권도인의 축제이자 가장 권위 있는 이 대회에는 세계태권도연맹 192개 회원국 중 150여 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1만여 명이 경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시는 이 대회를 통해 경주가 태권도의 성지임을 전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경주관광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었다. 지난 2004년 태권도공원조성사업 선정지 결정 당시 경주는 태권도의 성지임을 내세워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홍보하고 이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물론 결과는 정치적인 논리로 전북 무주로 넘어 갔지만 지금도 산재한 문화유산을 자원으로 경주가 태권도의 성지임을 강조하고 다양한 계획수립을 구상해 왔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전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경주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거창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시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준비상황을 보면 기대이하이다. 이 대회를 유치한 것은 2009년 11월, 하지만 1년이 지난 지난해 10월에야 조직위를 구성해 3명의 직원을 배치했고 뒤늦게 지난 1월에 6명을 추가 투입시켰다. 여기에 예산배정도 계획적이지 못한 부문이 많다. 총 47억여원의 소요경비 중 40억원은 확보했지만 나머지 7억여원은 협찬을 받아 하겠다고 한다. 결국 지역 기업에 손을 벌리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내 서비스관련업체나 관련단체들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절대적임에도 불구하고 경주시의 미비한 조직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손발이 따로 놀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체계적인 대내외적인 홍보가 늦어지고 이 대회를 통해 태권도의 성지인 경주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다짐은 헛구호에 그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경주는 굵직한 국제행사를 많이 유치해 왔다. 그리고 이를 통해 주목을 받아 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행사가 끝나고 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주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는 지금이라도 대회기간 경주에 머무는 전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경주가 갖고 있는 태권도 성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찬란한 문화유산과 관광인프라를 마음에 담아갈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경주가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려면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행사로 치르는데 급급하면 결국 예산만 낭비하는 형국이 된다. 시는 더 늦기 전에 오는 4월 경주를 찾는 전 세계태권도인들에게 경주의 모든 것을 보여 줄 수 있도록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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