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정이 이국 스리랑카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4일 스리랑카 중부 도시 폴로나루와(Polonauwa) 시가지에서 2시간쯤 떨어진 산골 마을 담민나 푸부두가마의 쿨라수리야(Kulasuria)씨 집.
인근 학교에서 온 학생 30여명을 비롯한 주민 100여명이 새집 준공식을 축하하러 모였다.
북적이는 인파 사이로 한국·스리랑카불교복지협회(Korean Sri Lanka Buddhist Welfare Society, 한국협회장 박명숙) 정헌대 부회장을 비롯한 회원 8명이 도착했다.
가족들이 모두 나와 이들을 맞이한다. 큰 딸은 무릎을 꿇고 발에 두 손을 모아 감사의 뜻을 전한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접한 인사에 쑥스럽기까지 하지만, 스리랑카에서 가장 극진한 예의 표현이란다.
쿨라수리야네 집이 지어지게 된 것은 1년 전인 2010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집이 낡고 오래돼 비가 샜지만, 지붕을 보수할 여력이 없다는 딱한 소식을 접한 이 협회 김덕수 직전회장이 지붕으로 덮을 슬레이트를 가지고 이 집을 직접 방문했다. 집에 도착한 김 전회장은 지붕만 고쳐서 해결될 집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배명렬(경주시 성건동), 윤성태(강동농협) 회원 등 한국 회원이 모금해 보낸 성금을 전달한 것이 발단이 돼, 지붕 수리가 아닌 새집 짓기로 방향이 전환된 것.
이 소식을 들은 인근 군부대에서 벽돌을 찍어 지원했고, 동네 주민과 학생, 그리고 스님들이 시간날 때마다 노력 봉사를 펼쳤다. 그리고 일 년 만에 멋진 새 집이 탄생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1994년부터 스리랑카와 교류해 왔지만, 쿨라수리야 씨 집 준공식 참석은 정말 뜻 깊다”며 “한국 스리랑카의 관계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직접 스리랑카로 날아와 한국회원들이 마련해준 주방기기 등 선물을 전달한 배명렬 회원은 “우리에겐 많지 않은 돈이었지만, 이들에겐 꿈과 희망을 주는 집으로 변하는 현장을 보고 있으니 너무 놀랍고, 감동스럽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행사를 마친 일행은 담민나학교에서 학생 80명에게 교복을 전달한 후 동북부 해안도시 트랑코말리(Trincomalee)에서 열리는 또 다른 2가구 사랑의 집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폴로나루와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