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현씨(이화여대 교수)의 현대미술 프로젝트 `이서국(伊西國)으로 들어가다`가 13일 오후 5시301ns부터 14일까지 1박2일동안 경주보문단지내 선재미술관과 가상으로 꾸민 보문호 주변의 신라유물 발굴현장, 청도군 벽곡리 이서국 유물 발굴현장에서 펼쳐졌다. 조씨의 이 프로젝트는 청도군에 실존했던 청동기 시대와 철기시대 교채기의 소국(小國)인 이서국에 관한 이야기를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복원한 예술작업이다. 문헌상의 부분적인 기록만 현존할 뿐 아무런 유물도 남아 있지 않은 전설적인 이야기를 현재화하는 행위로 예술의 영역과 인문학의 영역, 즉 현대미술과 문학, 역사학, 고고학 등을 아우르는 작업이다. 이러한 학제간(inter-disciplinary) 공동작업에 시인 서림(본명 최승호·대구대 교수), 고고학자 나선화(이화여대 박물관), 구비문학가 최원오(목포대 연구교수) 등이 함여해 조 교수가 이들의 작업을 연결 현대미술로 승화시켰다. `이서국`이라는 잊혀진 나라는 1995년 청도 출신 시인 서림의 상상력에 의해 시라는 문학적 형식을 빌어 부활했고 이를 토대로 2002년 4월 현대미술가 조덕현씨가 `가상의 발굴작업`을 통해 상상의 세계를 현실처럼 재현했다. 전개는 청도군 화양읍 백곡리 한 집터에서 2002년 3월 이서국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개 모양의 철제유물 수십기를 발굴하고 거의 동시에 경주 보문호 주변의 공사장에서도 유사한 유물 수십기가 발굴된다는 설정을 했다. 이러한 가상의 발굴을 고고학자와 구비문학가, 시인은 물론 현대미술가가 동원돼 실재상황과 혼돈할 정도의 진지함을 보여줬다. 경주 선재미술관은 이 발굴의 보고전 형식의 전시회를 내달 19일까지 갖는다. 여기에는 설치와 다큐멘터리 비디오, 사진 등이 함께한다. 또한 이 모든 과정을 사진과 함께 상세히 기록, 정리한 도록을 발간한다. 이 도록에는 최원호씨와 나선화씨의 논문 형식의 글 외에 발굴을 기정 사실화하는 다양한 내용의 글을 수록한다. 조덕현씨의 이 현대미술 프로젝터는 단순한 전시장의 이벤트가 아니라 경주와 청도라는 공간과 2000년을 넘나드는 시간적 공간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미술행위로 국내·외 미술계는 물론 타 예술계로부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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