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의 한파로 지역 전체가 얼어붙었지만 시의 자연재해 예방행동 메뉴얼에는 한파 재해만 빠져있어 국제관광도시 경주가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기상이변에 시급한 대비책이 따라야한다는 지적이다. 새해들어서만 지역 수온주가 보름넘게 아침 최고 영하 6~7도를 끌어내리다 지난주 14일 오후부터 15일까지는 아침 최고 기온 영하 9~11도로 내려갔다. 일요일인 지난 16일에는 기상관측 이래 지역에서 최고의 기록인 영하13도를 기록해 지난 1984년 12월8일 영하12,8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겨울이 따뜻한 경주가 27년 만에 찾아온 불청객 동장군의 심술에 전역이 꽁꽁 얼어 붙었다. 그다지 춥지 않아 얼음도 잘 얼지 않던 경주에 한파 공습이 낯설기만 한 경주는 지역 전체가 한파로 인한 피해에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 17일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이번 한파로 시외곽지는 물론이고 시내 건물에 설치된 화장실 배관이 얼어 붙었고 상수도 계량기가 동파 되는 신고가 올해 들어서만 하루 평균 20건이 넘는다고 했다. 시 재난상황실에 따르면 이번 한파를 맞아 16, 17일 오후 현재 급수지원 요청이 126건, 계량기 동파 101건 등의 접수를 받고 소방서와 관련 부서를 통해 지원에 나섰다. 특히 소방서는 상수도 배관이 얼어붙어 밥 지을 물조차 없어 각 읍면동에 비상급수에 나섰지만 소방차 물탱크의 물은 식수로 부적합해 주민들의 불편이 더욱 컸다고 했다. 각 파출소에서도 노숙자 등에 대한 동사 예방차원에서 순찰을 강화했다. 비교적 따뜻한 기온을 유지하면서 바람도 없어 겨울 골프로 각광 받고 있는 경주 보문단지 골프장들도 비상이 걸렸다. B골프장의 경우 지난 1일부터 16일 현재 지난해 수입에 비해 28%에 머물러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15, 16일 황금 주말을 맞고도 한파로 예약을 취소했거나 일부 골퍼들은 추위를 이기지 못해 18홀을 예약하고도 9홀만 돌고 퇴장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지역 주유소들도 나들이 차량이 크게 줄어 들면서 아예 신년 특수를 기대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자동세차기를 도입한 주유소들도 세차기가 얼어붙어 세차서비스를 몇주째 중단하고 있는 것도 주유차량의 감소원인으로 지적됐다. 각종 사무실이 즐비한 성동동, 동천동 일대에서도 화장실 등 동파로 인근 시청과 세무서 화장실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 지역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인 중앙시장도 한파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중앙시장에서 20여년째 생선 좌판을 하는 김모씨(56)는 그동안 어지간한 겨울은 그냥 손난로와 모닥불에 의지했지만 이번 한파는 참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파에 손님이 끊긴 것도 걱정이지만 생물인 생선이 얼어붙으면 맛이 없어 팔리지 않을 것을 우려해 하루종일 생선을 스치로폼에 넣었다 진열했다 생선지키기에 기진맥진했다고 했다. 지역의 한 보일러상도 한파로 바빠본지가 처음이라고 실토했다. 날씨가 급강하하면서 전원이 커져있던 보일러 수도관이 얼어붙어 출장수리 전화가 빗발쳤다고 했다. 대부분 고장의 원인은 보일러 물통이 얼어붙어 가동이 되지 않는 고장이었다. 자동차 보험업계도 추위에 몸살을 앓았다. 한파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 구조 신고가 하루 평균10~20건씩 발생해 이번 한파의 위력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전 경주지점은 한파로 인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각 언론사와 케이블 방송 등을 통해 절전 동참을 유도하며 전력수급 비상상황에 대비했다. 시민 이모씨(50)는 이상기후로 이제 따뜻한 경주를 기대할수 없다”며 “경주시도 이제 이상기후에 대비해 자연재해예방 행동 메뉴얼에 한파를 필수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에는 태풍, 호우, 해일, 대설, 황사, 가뭄, 지진, 폭염, 풍랑, 강풍 등은 자연재해예방행동 매뉴얼에 포함됐지만 한파는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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