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언제까지가 고비인지 알수만 있어도….”
시 축산과 가축방역 담당 김동헌씨는 요즘 친부모가 병상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임종을 기다리는 자식의 마음으로 넋을 놓고 산다.
전국 최대 한우 산지인 경주에 지난달 31일 안강읍 산대리 권 모씨 농가 한우에 대해 양성 확정 판정을 받고 살처분한데 이어 인접지역 2곳에서 양성 판정을 판고 보니 지역의 가축 방역담당 공무원으로서 지옥의 문턱까지 다달았다는 불안과 죄책감에 할말을 잃었다고 한다.
사무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혹시 또 다른 의심축 신고가 아닌지 하루에도 수십번씩 가슴을 쓸어 내린다고 심경을 털어 놓았다.
김 씨는 지난 6일 현재 “벌써 우리지역에는 안강, 강동 지역 3곳의 축산농가에서 양성 판정 이외에도 11건의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며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시에서 강력한 대책을 세우고는 있지만 워낙 전염 확산이 빨라 이젠 마지막 방편인 백신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절대절명의 심경을 호소했다.
김 씨는 현재 백신은 검역원에 사정하다시피 졸라 1, 2차분까지 대비는 하고 있지만 구제역 파동이 길어지면 이마저도 바닥이 날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다행이 지역 한우들에 투약하는 백신은 생독이 아닌 사독 백신으로 안전성은 확보되어 있어 불행중 다행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김 씨는 전국 최대 한우 산지 경주의 가축방역계 직원으로서 전국에서도 육즙과 마블링이 풍부해 최고의 한우로 꼽히는 경주 한우가 수난을 당하며 사형선고를 목전에 두고있는게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김 씨는 “더이상의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시와 농가 전체가 혼신의 힘을 다함에도 방역망이 뚫린 것이 너무 안타깝다” 며 “구제역의 공포가 걷히면 경주 한우의 명성과 우수성을 재인식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