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우리들이 머물러 살아야 할 새 땅이로구나!” 북방에서 남하해 오던 한 무리의 집단 세력인 고조선 유목민들이 경주慶州의 여기저기에 여섯 마을을 이루어 6부촌으로 정착해 살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경주 남산南山자락인 서북쪽 끝의 얕은 언덕에서 서기가 비치고 말울음 소리 크게 들렸다. 이를 예사롭지 않게 여긴 고허촌장古墟村長 소벌도리공蘇伐都利公이 양산陽山에 있는 나정蘿井으로 가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백마 한 마리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그 앉았던 자리에 커다란 알이 놓여져 있었다. 잠시 후 그 알을 깨면서 잘 생긴 사내아이가 걸어 나왔는데 예사로운 징조가 아님을 깨달은 소벌도리공이 아이를 거두어 키웠다. 나이 10여 세가 될 무렵, 다른 아이들 보다 유달리 총명하고 성숙했던지라 주위의 모두가 받들어 왕으로 삼았다. 때는 서기전 57년의 일이며 신라新羅의 건국이었다. 이렇듯 신라 이야기는 난생설화卵生說話로부터 시작된다. 상상 밖인 초월적 불가사의에서 등장하는 특출한 인물 박혁거세朴赫居世. 이는 밝게 세상을 다스린다는 광명이세光明理世의 뜻과 염원에서 추앙된 민중의 대표자임과 동시에 한 나라의 절대 권력자였다. 이렇게 심상치 않는 출현의 동기자체가 신분의 확실성과 당위성을 부여하듯이 한 시대의 덕성자는 신화 속에서 태어나고 신화는 또 역사 속에서만이 구축되어지는 표본적 사례에 속한다. 바로 신라건국 천년 역사를 적어 놓은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박씨 시조 내력을 밝힌 공증사항이기도 하다. 또 시조왕 즉위 5년이던 BC53년의 정월에 나정 가까이의 곁에 있는 알영정閼英井 숲 위로 용이 나타났다. 용의 오른쪽 겨드랑이 갈빗대 사이에서 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는데 이 아이의 이름을 우물의 명칭을 따라서 알영이라 불렀다. 알영은 자라면서 용모와 행실이 뛰어남으로 하여 마침내는 혁거세 왕의 비로 간택되었다. 왕을 도와서 국정에 내조하였던바 나라가 융성하여 시절이 태평하였다. 이에 백성들이 크게 우러러 흠모하여 왕과 함께 국가의 이성二聖으로 받들게 되었다. 이로써 긴 세월 신라사직은 흘러서 갔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되는 순환의 물결 같아서 또 한 번 출렁이는 파도가 되어 밝은 날 눈 부시는 땅, 새 시대의 천년이 열리고 있다. 신화처럼, 전설처럼 나정의 이야기처럼, 또 그렇게 한 세상 아름다움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어져 내달리는 대한민국! 새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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