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초 부터 경주시의회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방폐물 인수저장시설 반입과 관련해 시의회가 “최 시장과 집행부는 시민들을 무시하는 공단 들러리를 서서는 안된다”는 성토 발언 등으로 최 시장이 내심 언잖음을 표출했고 이같은 시의원들의 돌출 행동에 제동을 걸지 못한 시의장의 위상문제로 결부되면서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의장은 시장에게 따져도 의장인 자신이 대표로 나서야할 것이고 일부 의원들은 이 문제 만큼은 원전특위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차로 벌어지면서 비롯됐다. 특히 시의회는 지난달 16일 인수저장시설 최종사용승인과 관련해 전체의원간담회에서 서로 논의는 됐지만 이후 시가 의회에 제때에 설명을 하지 않은데 유감을 표하고 의회 경시론을 들고나서면서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와의 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기 시작했다.
방폐물 관련 문제로 불거진 사안이니 만큼 심기가 불편한 당사자는 이종근 원전특위위원장과 최 시장 구도지만 김일헌 시의장도 의장으로서 집행부와 의회간 적절한 제스쳐를 취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심기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가 됐다.
이같은 집행부와의 갈등이 내부 갈등으로 옮겨지면서 이 특위원장의 최 시장에게 섭섭함이 시의장에게 표출되지 않았냐는 목소리도 새나오고 있다.
지난 2일 구제역 발생과 관련해 긴급 전체의원 간담회를 의장주재로 열린 자리에서도 이 특위원장은 의장을 겨냥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나타내며 퇴장한 것을 비롯해 지난 3일 충혼탑 참배때도 최 시장과의 조찬 자리를 피하기 위해 일부 의원들과 조찬 장소를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회 분위기가 심상찮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 시의원은 “사실 최근 의회 분위기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의 갈등보다 방폐물 반입과 관련해 최 시장이 의원들에게 적절치 못한 처세가 문제의 발단이었다”고 말했다.
이 시의원은 “시의회의 행동이 시장의 의견과 다소 다르더라도 다수의 시의원이 단체로 울진까지 갔다온 것에 대해 고생했다는 단순한 립서비스 한마디 없었다는게 의원들의 불만일 것”이라고 귀뜸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원전 특위위원장의 돌출행동도 다소 부담은 되지만 시의장도 의장으로서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와의 관계에 절대적인 소신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일헌 시의장은 “특위원원장은 방폐물 반입과 관련해 시장의 언행일치가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다소 감정을 상한 것은 이해하지만 최근 일렬의 사태를 보면 의장인 자신에게 까지 노골적으로 냉담한 모습을 보인데는 섭섭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의회의 이같은 분위기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겨냥한 때이른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