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행사를 개최해 문화행사 수출 1호를 기록했던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이후 계획한 태국의 방콕 엑스포가 잇따라 좌절되면서 허송세월만 보냈다는 지적이다.
경주엑스포는 내년 12월 열릴 예정이던 `방콕-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1`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방콕-경주엑스포는 당초 2009년에서 올해 10월로 미뤄졌다 다시 내년 12월로 연기됐지만 결국 내년 행사도 열 수 없게 됐다. 경주엑스포는 앙코르와트 행사가 끝난 뒤인 2007년 태국 정부의 요청으로 2009년 방콕에서 엑스포를 개최키로 했다. 이후 2008년 5월에는 태국 정부의 사정으로 인도네시아로 개최지를 변경했다가 같은 해 말 다시 태국 정부가 개최를 희망해 원래 계획대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태국 정치상황의 혼란으로 협의가 늦어지면서 경주엑스포는 작년 1월 행사를 올해로 미뤘고 다시 6월에는 내년 12월로 연기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내년 방콕-경주엑스포가 무기한 연기라지만 사실상 행사가 취소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동안 몇차례 행사 연기를 거듭했고 향후 계획이나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여서 방콕에서 엑스포를 개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경주엑스포의 해외 수출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현지 상황이나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태국 현지의 정치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도 매번 연기만 고집하다 다른 나라로 개최지를 변경하는 쪽으로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이때문에 경주엑스포는 2007년 행사 개최 주기를 2년으로 확정하고 경주와 해외 역사문화관광도시에서 번갈아 마련하기로 했지만 2006년 캄보디아 이후 해외에서 단 한차례도 행사를 열지 못했다. 경주엑스포 관계자는 “태국측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반복돼 행사 일정을 잡기 어렵고 예산 확보도 힘들다고 밝혀 행사를 무기 연기했다”며 “태국의 여건이 성숙되고 다시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해 볼 수 있지만 무작정 태국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어 다른 나라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엑스포는 일단 내년 국내 행사에 집중하면서 공동개최를 희망한 터키 측과 이스탄불에서 해외 행사를 여는 방안을 협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