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경주 도심이전을 위한 경주시의 양북면 주민 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따라서 경주시 양북면으로 이전 예정인 한수원 본사를 도심권으로 옮기는 방안에 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해 향후 대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을 받고 있다.
최양식 시장은 지난17일 오후 2시 양북면 복지회관에서 한수원의 도심권 이전과 관련해 양북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주민 반발로 물러섰다.
최 시장은 이날 양북면 복지회관에서 한수원 본사를 옮길 경우 대안으로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주민들의 협조를 부탁할 계획이었지만 양북 주민들은 최 시장의 회관 입장을 가로막았다.
주민들은 “한수원 본사는 당초대로 양북면에 와야 하며 도심권으로 이전하려면 방폐장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며 “시장이 도심권 이전 이야기를 하면 시내권과 우리 주민 간 갈등만 낳게 된다”고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최 시장은 “그동안 고민한 것을 주민들에게 상의 드리고 긴 역사에서 잘 내린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받길 기대하고 여기에 왔다”며 “한수원 대신 양북에 산업단지를 조성한 뒤 공익과 수익사업을 통해 다시 투자하고 주거단지와 교육시설을 조성하면 이 지역이 경주의 새로운 중심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또 "최선의 결정을 도외시하면 역사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며 "양북주민들이 깊이 있게 다시 한 번 숙고해 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그러면서 최 시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깊이 생각하고 주민들과 같이 풀어나가겠다"고 밝혀 한수원 도심권 이전 논의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일단 양북 주민들과 만남의 자리가 무산되기는 했지만 최 시장이 주민들과의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한수원 본사의 도심권 이전 논의는 당장 수그러들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한수원이 양북면 장항리 본사 사옥 부지의 매입을 완료하고 내년 초 설계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논란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 촉박한데다가 양북 주민들이 설명회까지 무산시키며 반발하는 터라 논의가 급진전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수원 본사 문제는 2006년 12월 양북면 장항리로 이전 부지가 결정된 이후 도심권 이전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없던 일이 돼 최 시장이 이번에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