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정권시절 청와대 뒷뜰에 경주 남산에서 옮겨다 놓은 불상이 있는데 만약 경주시민들이 원하면 되돌려 보내자는게 문민정부의 바램이었습니다.” 경주가 고향으로 전 안기부(현 국정원) 조정관 출신 장춘봉(경주희망봉사단회장)씨의 현역 시절의 한 일화 한토막이 소개되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장 씨가 소개한 일화속에는 경주 남산이 반만년 민족역사의 기백과 기품을 다스려온 우리나라 최고의 영산으로 치켜세워지고 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면 장 씨는 당시 안기부 상관인 K부장으로부터 한통의 전화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경주가 고향인 장씨가 경주시민들의 여론 경청에는 다소 적합하다는 생각에 K부장은 장씨를 찾았고 한걸음에 달려간 장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일제 강점기때 데라우치 마사가타 초대 총독이 경주 남산에서 가져온 불상이 청와대 뒤뜰에 있다. 만약 경주시민들이 원하면 그 자리에 되돌려 보내자는 것이 YS의 바램이었다”는 간결한 지시였다. 당시 박물관대학 1기생인 장씨는 이 대학에 수강하면서 인연을 맺은 고청 고 윤경렬 선생과 중·고등학교 은사인 향토사학자 권오찬 선생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부리나케 경주로 내려와 자초지정을 설명한뒤 또 다른 사학 관계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 후 여론 결과는 남산의 불상은 일제 강점기때 데라우치 총독이 강압적으로 가져간 것으로 이 불상이 90여년동안 청와대 뒤뜰에 모셔진 점과 청와대를 거쳐간 대통령들이 이 불상을 보면서 초심을 다지면서 정치를 했을 것이라는 의미를 되새겨 청와대에 그대로 모시기로 결정됐다. 장 씨는 당시 지역 사학자들은 “불상을 경주 남산으로 모시고와서 원래의 위치를 찾았던들 청와대 수호신으로 이미 각인된 불상을 하루 아침에 모셔오는 것도 이치가 아니라는 여론이 비등했다”고 술회했다. 재미있는 것은 불교문화와 문화재에 문외한이던 장 씨가 이같은 청와대 불상 임무를 마친 후 갑자기 ‘야매’ 사학자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상관의 지시에 따른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찾아다닌 남산, 황룡사, 분황사, 불국사 등 경주에 산재한 불교문화에 대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공부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같이 문화재에 대해 통달한 장 씨는 당시 안기부내에서 경주 문화 가이드 역할을 자청하며 즐겁게 직장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는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청와대 남산 불상이 그 자리에 있는지 옮겨졌는지가 늘 궁금하단다. 어쨌거나 경주 남산이 이 같은 일화 한토막의 주인공으로 소개됐고 이같은 일화를 소개할수 있는 경주출신 장 씨가 있어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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