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 존재하는 이런 유머(?)가 있다. 어떤 이가 “그 사람 말이야 외지에서 와서 돈도 많이 벌었는데 술도 한잔 사지 않고 몹쓸 사람이구만.........” 옆에 있던 친구가 물었다 “그 사람 고향이 어딘데?.......” 그러자 그 어떤 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그래 그 사람 천북 사람 아이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웃기는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씁쓸한 내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지역에는 차로 10분 내외의 거리에 있는 불국, 내남향우회 등도 있다. 그렇다고 향우회가 잘못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흔히 향우회는 서울, 대구, 부산등 다소의 거리를 두고 존재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여겨왔다. 이런 사회적 현상은 신 지역주의 일까? 아니면 정치 또는 선거의 산유물 일까? 경주는 학연, 지연, 혈연의 본고장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그중에 지연에 대해서만 언급해보고자 한다. 경주에 삶의 터전을 내리고 자식 낳고 30년 가까운 세월을 살고 있는데도 타향이라고 홀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더러는 푸념을 소주잔에 쏟아 내곤 한다. 우리 토종 경주인들이 한번쯤은 들어본 말이지 싶다. 그래서 필자는 그분들에게 고향, 출신지역은 아예 언급을 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곤 한다. 언제부턴가 글로벌(global)이란 단어가 이 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현 시대를 글로벌 지식기반 경제시대라고 한다. 즉 삼성본사가 한국의 서울에 있지 않고, 뉴욕의 맨하턴이나 영국의 런던에 있어도 무방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또한 경주에 터를 잡은 다문화 가정의 수백여명의 결혼이주민들, 자유를 찾아 경주에 온 새터민만 해도 수십여명이 우리와 함께 동고동락 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방의 조그만 한 도시에서 지역 또는 출신의 땅따먹기를 계속하고 살아가야 할 것인가 고민해 봐야 한다. 우리 주위엔 이 지역 출신이 아니면서 우리 고장을 한국의 최고가 아닌 세계 최고의 도시를 만들어 보고자 온갖 기획력을 동원하는 분도 계시고, 지역현안에 발 벗고 앞장서서 나서는 분, 시련을 이겨내고 시의회에 당당히 입성하신 분도 계신다. 이제 변화하자 . “마누라만 빼고 다 바꿔라”고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 경주인들의 잠재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배타성을 훌훌 벗어 버리자고 제안하고 싶다.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 한다. 손님이 오면 마당을 쓸고 따뜻한 밥 한그릇과 아랫목을 내어주는 내공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얼마 전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오면서 시내엔 한수원 가족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광경에 한수원 직원들이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시장도 기업을 유치하는 공무원에게는 특진을 시킨다고도 했다. 이렇듯 외지인들이 제2의 고향으로 포근하게 찾아 올수 있는 환경을, 아름다운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우리는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금 경주의 인구는 대도시로, 좋은 환경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주의가 아닌 실질적 가치, 이슈에 대하여 집중할 수 있는 시민사회만이 통합번영의 시대를 창출할 수 있다. 과거는 흘러갔다. 과거에서 자유로워지고 과거를 잊어야 한다. 우리 고장은 그래도 넉넉한 정이 살아 숨쉬고 있다. 고향이 어디십니까?, 어느 지역 출신이십니까? 가 아닌 반갑습니다!, 환영합니다! 라는 인사말을 가슴속 깊이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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