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산내면과 청도군 운문면의 경계에 자리한 해발 1014m의 문복산. 교통이 발달되기 이전만 하더라도 산으로 둘러싸여 구불구불 돌아가는 산내면은 경주의 오지 중에 오지로 꼽혀왔다. 산 좋고 물 맑아 여름이면 경주, 울산, 대구 등 인근 지역에서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산내면의 문복산 맑은 정기를 받아서일까, 내 것이라고 움켜잡지 않고 내어주는 순박한 인심이 살아있는 문복산 가든 대표 최태현씨(62·산내면 대현리 2747-11). 최씨는 식당 인근 문복산 자락 약 1만6530㎡의 고랭지 밭에 배추를 재배하고 여기에서 재배된 가을 김장배추를 수확해 식당을 찾는 손님을 비롯해 불우한 이웃들과 시설 등에 오는 31일까지 ‘사랑의 배추 나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올해는 배추 파동으로 배추 값이 천정부지 오르고도 물량을 구하지 못해 그야말로 배추대란을 불러왔다. 정부의 집중적인 가격안정 대책에 힘입어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 김장으로 인한 부담이 큰 가운데 최씨는 배추밭을 상인에게 내놓아 폭리를 취할 수도 있었으나 15년을 거르지 않고 나눠온 ‘배추인심’에서 차마 눈앞의 이익만 취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최씨는 배추뿐만 아니라 개업 15주년을 맞은 지난 2008년에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산내면내 독거노인과 장애인시설 어린이, 불국성림원 어르신 등 100명을 초청해 불고기구이로 점심을 대접하는가 하면 평소에 손님이 가장 많이 찾아주는 부산 연산동의 독거노인 50여명도 식당에서 운영하는 차량으로 왕복운행하며 점심을 대접하는 등 나눔을 실천해왔다. 최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로 상경해 갖은 고생을 하다가 다시 귀향해 농사일을 하다 1994년 어렵게 식당을 개업했다. “손님이 적어 폐업하려했으나 역경을 헤치고 자신을 잊지 않고 꾸준히 찾아준 고객들로 살만해졌다”며 “그 고마움을 갚기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하고 위안 받는 듯 하다” 고 소감을 말하는 최씨. 이웃마을에 살던 설말선씨(60)와 혼인하고 나서 3남1녀를 키우다보니 농사로는 자식들 학비에 턱도 없이 부족해 농사짓던 땅에다 자녀들과 같이 돌을 나르며 건물을 짓고 식당을 개업했다는 것. 고객들에게 신용을 얻기 위해 가장 맛있는 쇠고기를 구입하고 손수 농사지은 채소류로 정성어린 식단을 차리다 보니 지금은 부산, 대구, 울산, 포항 등지에서 단골손님들이 찾아줘 이 일대 가장 손님이 많은 불고기식당으로 꼽히고 있다. 4남매를 모두 대학공부까지 시켜 막내 창민씨(35)는 부산 동명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로 있고 창규(42), 창길(39), 성애씨(37)는 연로한 부모님과 함께 가업을 이으며 가족경영을 하고 있다. 육질 좋은 고기와 서비스로 승부하며 장거리와 단체, 단골손님을 위한 배려로 대형버스와 중형, 승합버스를 보유하고 손님이 열사람만 되면 무료로 운송해주고 있다. 노래방 시설과 대형 야외수영장 시설을 갖춰 이곳을 찾는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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