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도굴이 또다시 자행됐다. 도지동 폐탑지에서 도굴꾼들이 탑 밑바닥을 약 2미터 가량 파내려간 흔적이 주민들에게 발견됐다. 비지정 문화재인 도지동 폐탑지는 1층 기단부와 탑신, 2,3층 탑신부의 전각등이 밭 가장자리에 허물어 진채 방치돼왔는데, 탑밑에 어떤유물이 얼마나 매장되어 있었으며 도굴된 유물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 사건에서 놀라움을 금치못하게 하는 것은 도굴현장이 방치된채 며칠이 지나도록 사적보호 관리원이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주시 문화재 관리행정이 지극히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거나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경주시에서는 32명의 사적보호관리원이 3백28개의 지정,비지정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관리원 1명이 하루평균 5시간동안 39.6㎞를 이동하며 15곳의 사적지를 순찰하는 셈이다. 시에서는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행정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사적보호 관리원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행정력의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 어느도시보다 광할한 면적에 폭넓게 분포한 지정, 비지정 문화재를 관리하는 일이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안다. 열사람이 한명의 도둑을 막지 못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아무리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문화재 보호의 1차적 책임이 있는 행정기관이 도굴을 막지 못하고, 또 도굴현장을 주민들이 발견하고 며칠이 지나도록 실태 파악조차 못한 문화재 관리행정의 난맥상이 정당화 될 수는 없는 일이다. 효율적인 인력관리와 운용을 통해 문화재보호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위해 경주시는 지혜를 발휘해야한다. 철저한 신상필벌도 하나의 방법이 될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