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경주 YMCA 등 고3 대상 프로그램 내놓아`
대학수능시험 이후 3학년 지도 계획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수능 이후의 학생 ‘비상계엄령’은 매년 되풀이 되는 연례행사지만 자칫 학생들의 돌출사태에 대비하려는 학교 측은 항상 초긴장 상태다.
경주지역 고교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 같은 학교 측의 비상사태는 11월 수능이 끝나고 나면 고3 수험생들은 긴장과 불안에서 해방돼 주위를 배회하는 모습을 평소보다 더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이후 겨울방학을 포함해 졸업 때까지는 3개월이 넘는 적지 않은 기간이 남아 있다.
이 기간을 잘 활용해 계획을 세우고 외국어, 자격증 취득 등 미래를 준비하는 당찬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 이 기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예년의 경우를 보더라도 자칫하면 지역 내에서도 수능의 긴장감에서 해방된 학생들이 연말 분위기에 편승해 탈선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능을 치르기 전에는 마치 홍역을 치르듯이 사회가 수험생들에 온갖 관심을 갖지만 막상 수능이 끝나면 관심이 멀어지는 것이 현 우리 교육의 현주소다.
수험생들은 갑작스러운 해방감으로 유흥업소 출입 등 사회의 유혹으로 빠져들어 탈선하기 쉽고 더욱이 시험 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허탈감으로 인해 방황하면서 범죄에 빠져들 우려가 높다. 학교와 가정에서 시험이 끝난 자녀들의 생활에 애정 어린 관심을 갖고 효과적인 시간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각 학교마다 수능이후 3학년 지도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특별한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비슷한게 특징이다.
경주지역 학교별 지도계획을 살펴보면 △경주고교의 경우 수능 이후 일정표를 캘린더 형식으로 작성하고 요일별로 특색 있는 시간표를 작성했다.
특히 이 일정표에는 각 수도권 대학의 논술일자와 면접지역, 사회단체, 기업체 탐방, 문화유적답사 등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선덕여고의 경우도 지역의 한 대학에서 주관하는 고3축제를 시작으로 박물관행사, 금융교육, 남산 등반, 양동마을, 동리목월문학관 탐방, 도자기 체험 등 지역 문화단체, 기관들과 연계하면서 학교의 특성과 연관된 프로그램으로 수능 이후 학생들이 무료하지 않도록 하는 지도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화고교도 졸업여행과 수시상담, 소비자교육 등 학생들이 보다 자유롭게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일정을 짜면서도 정시상담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계림고교의 경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했는데 병역관련 및 장교가 되는 길 특강과 문화유적답사, 인근지역대학 교수초빙 특강 등으로 구성했고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성교육도 프로그램에 삽입했다.
△근화여고도 거의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작성했는데 지역대학의 고3축제 참여와 피부미용강좌, 홍보영화상영, 박물관 행사 등과 진학상담도 적절하게 안배하여 짜여졌다.
△경주여고는 교장 특강과 대학 탐색, 동리목월문학관 견학, 남산답사, 사회초년생을 위한 메이크업교육 등 수능 이후 지루하기 쉬운 학생들의 학습에 관심을 두고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한편 경주국립박물관은 수능시험을 치른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9일까지 신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열아홉살의 눈으로 본 박물관’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주지역 8개 고교 1700여명을 대상으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문화재’, ‘박물관의 겨울이야기’, ‘박물관은 살아있다’ 등 다양한 주제에 글짓기, 그리기, 사진 등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으며 문화 활동을 갖기 어려웠던 고3 학생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박물관을 여가 활용의 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경주 YMCA도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청소년 소비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경주 YMCA는 청소년을 선도하는 시민 단체로써 10개 학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소비·금융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며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피해에 대한 대응방법과 사전 예방교육을 실시하여 청소년들 자신의 신용관리 원칙을 생활 속에서 하나씩 계획을 세워 나가도록 일깨워 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한 오픈 프라이스제도를 통해 가격 자율에 대한 청소년들의 소비성향 테스트, 소비자피해에 대한 대응방법 등 현명한 소비생활 패턴을 마련하는 기초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역의 한 교육 관계자는 “수능 이후 겨울방학을 포함한 졸업까지의 기간이 무척 길다”며 “이 긴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 그동안 입시교육에 묶여 공부에 옭죄여져있던 학생들이 이제 사회초년생으로 나아가기 위한 다양한 인성 교육과 교양을 중심으로 하는 적절한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