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간다. 아니 여름은 끝났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해가 어둑해 질 때까지 매미소리는 끝날 줄 모른다. 매미소리와 함께 여름 꽃들도, 잎들도 균류의 자실체(버섯)까지 제때 피어나 반갑기 그지없다.
매미 또한 5월말 ‘칫칫칫’하고 소리를 내는 풀매미 부터 시작해서 소요산 매미가 울어대더니 ‘차르르르르르’하며 말매미가 힘차게 울음판을 울렸고 공원과 도시림에서 흔히 보이는 애매미의 변화무쌍한 소리는 놓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작정하고 지마왕릉으로 향했다. 작년 이곳에서 털매미와 말매미, 참매미의 탈피껍질이 쓸어 담을 만큼 즐비하게 흩어져 있었다.
역시 올해도 이 친구들의 무탈함을 엿볼 수 있었다. 숲 바닥에는 볼펜 굵기보다 조금 더 큰 구멍이 여기저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매미들이 태어났다는 증거다. 암컷이 더 많이 태어나 어린가지에 상처를 내고 알을 낳는다면 나무가 상하기도 한다.
그리고 수가 불어나 나무의 즙을 빨아 먹으면 숲에 있어 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남산기슭은 그리 약한산은 아닌 듯하다. 3년 전에도 이러했고 작년에도 한결같은 이곳 남산 숲은 작은 곤충 하나하나 뿐만이 아닌 모든 생명체를 보듬어 주고 있다.
이런 남산에게도 휴식할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