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잘못된 지도에 따른 혼란을 바로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옥녀봉 동대교 부근 입구에 안내판이 세워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옥녀봉의 정확한 위치를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이 안내판에는 시민들이 옥녀봉으로 알고 있는 해발 276m 제1봉 지점으로부터 서북쪽으로 약 1km 떨어진 해발 214.5m 제3봉 지점을 옥녀봉으로 표시하고 있다.
와 를 제작한 바 있는 송재중 씨는 논란이 제기되자 곧바로 옥녀봉의 정확한 위치를 규명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지도를 비롯해 여러 가지 자료를 뒤진 송 씨는 옥녀봉의 정확한 위치가 안내판에 나온 지점이 아니라 시민들이 알고 있던 제1봉이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라는 청원서를 경주시와 국립공원관리공단 경주사무소에 제출하고, 국립지리원에다 조속한 시일 내에 옥녀봉 위치를 수정 의뢰하라고 촉구했다.
제1봉이 옥녀봉이라는 근거를 송 씨는 3가지 제시한다.
첫째, 산봉우리 이름은 그 산의 가장 높은 제1봉에 붙이는 것이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제1봉과 제2봉(230m)에는 아무런 이름도 붙이지 않고 그 사이에 있는 제3봉에다 이름 붙인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둘째, 충효동, 성건동, 석장동 어디서 보더라도 여인네 가슴처럼 부드럽게 솟아있는 제1봉을 제외하고는 다른 봉우리를 옥녀봉이라고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봉우리 이름이 모양만으로 붙여는 것은 아니고, 역사나 전설에 의해 붙여지기도 하지만, 제3봉을 옥녀봉이라고 할만한 역사적, 전설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셋째, 현재 지도에는 제3봉이 옥녀봉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1934년에 발간된 지도에는 제1봉이 옥녀봉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씨는 이런 혼란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단순한 오류다. 5만분의 1, 2만5천분의 1 등 우리나라 기본 지형도를 발행하는 국립지리원에서 지도를 만들면서 위치를 잘못 찍은 것으로 보인다. 1934년에 제1봉이 옥녀봉이었는데, 그 후 제3봉을 옥녀봉이라고 바꿀 만한 일이 따로 일어났다고 볼 근거가 없다, 이렇게 위치나 명칭이 잘못된 예는 경주에서도 여러 곳 보인다. 대표적 예가 암곡동 무장사터다. 지금도 국립지리원 지도에는 원래 위치에서 4km 떨어진 포항지역권에 표시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옥녀봉 위치에 대한 논란과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국립지리원에서 위치를 수정하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