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 이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암으로 죽어가는 아내에게 보내는 애절한 사랑을 시인 도종환은 「접시꽃 당신」에 담아 수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고, 그로 하여 ‘열렬한 사랑’의 꽃말을 가진 접시꽃은 우리 곁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흙 바른 길가 울타리, 마당, 평지 어느 곳에서나 피어있는 접시꽃. 그 짙붉은, 혹은 하얀 꽃들이 도열해 “어서 오라”, “잘 왔다”고 달려와 반겨 안아줄 것 같다. 여름 햇살 한나절을 오롯이 이고 서서 접시꽃은 화려한, 또는 소박한 기억을 토해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첨성대 옆 활짝핀 접시꽃 단지에서 가족과의 단란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관광객. 글=손익영 기자 / 사진=최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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