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을 향해 달려가는 길목에서 뜻하지 않게 여름손님을 재회한다. 산림환경연수원에서 약속이 있어 망덕사지 근처의 논 습지에 다다를 때였다. 분명 백로류와 함께 일렬로 섞여 있던 녀석! 누런 황색이 내 눈길을 끈다. 망덕사지 논 습지는 모를 심은지 여러 날이 지났 고 근처 남천도 함께 흐르고 있어 먹이가 꽤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들은 먹이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소리 없는 쾌재를 외치며 가슴은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이 녀석은 여름철새 왜가리과로 부리와 모습은 왜가리를 닮았지만 더 예민하다. 다가가면 일시에 날아오를 것이 분명해서 최대한 차로 이동해 차안에서 렌즈를 교체해서 찍었지만 너무 예민한 녀석들.... 셔터소리에 목을 길쭉이 올린다. 그리고는 일시에 날아오른다. 포기하기엔 이르다. 두어 회선을 돌더니 맞은편 논 습지에 내려앉는다. 꼼짝하지 않고 차안에서 차창만 3분의 1정도 열고 렌즈를 고정 했다. 작년 불국사 맞은편 벌판에서의 기억이 스친다. 역시 6월초 모내기를 위해 물댄 논에 로타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트랙터 뒤를 쫓아다니며 지렁이와 곤충류를 빼어 먹던 모습들이.... 그렇게 몇 컷을 찍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사람들보다 기계에게 믿음이 간다. 이들을 쫓아내지 않고 잡으려 하지도 않고 위협을 가하지도 않는다. 황로는 그것을 알기에 차가 가까이 가고 트랙터가 움직여도 뒤를 쫓아 다니며 먹이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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