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모 사립고에서 벌어진 교비횡령 및 교사채용 비리가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학생들의 학력증진과 복지를 위해 사용해야 할 신입생 등록금과 학교 교비, 운동부 보조금 등을 허위 지출결의서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무려 8억원 상당 횡령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 문제의 교장은 이것도 모자라 교사로 채용해 주겠다며 그 대가로 돈까지 받았다고 한다. 경찰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교장은 2005년 1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무려 5년 동안이나 허위로 지출결의서를 작성해 거래업자 통장으로 교비를 지출한 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5억2000만원(신입생 등록금 3억7000만원, 학교 교비 9000만원, 운동부 보조금 6000만원), 학생들로부터 받은 교비를 입금하지 않고 개인용도로 소비하는 방법으로 2억8000만원(재학생 등록금 1억6000만원, 급식비 1억원, 방과 후 수업료 2000만원) 등 총8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2월경 신규교사 채용시에는 전 행정실장의 딸을 정교사로 채용시켜 주는 조건으로 1억원을 수수하는 등 2명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 학교 교장은 백년대계라는 교육의 근간을 외면하고 오로지 사리사욕만 채웠다는 결론이다. 무엇보다 바르고 투명해야할 교단이 이들에 의해 비리로 얼룩진 것이다. 지금 경주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가 인구감소이며 그 원인은 자녀들의 교육여건이 좋지 못한 데에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한 명의 인재로도 더 키워야 할 교육자가 학부모들을 실망시키고 학생들을 다른 도시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번과 같은 교육계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경주교육은 희망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동안 경주지역 같은 학연·지연·혈연 중심의 중소도시에서는 교육관련 문제만큼은 거론 자체를 외면해 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곪은 종기를 도려내야 새 살이 돋는다. 경찰은 이번 기회를 통해 고질적이고 조직적인 교육 비리가 더 없는지 철저히 수사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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