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법 햇볕이 따갑다. 미리 봐둔 산림환경연구원의 나무를 가져가도 되는지 허락을 받기 위해 서둘러 관사 뒤 작업장으로 향했다. 이십 여 분을 기다리며 은근히 따가운 햇볕아래 아까운 시간을 조금이라도 보상받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가만히 자태를 보이는 친구가 있다. 엄청난 양의 서양민들레가 바닥에 붙지 않으면 큰일날 듯 붙어있다. 살펴보면 우리 토종 민들레와는 색깔, 잎모양, 꽃모양, 자라는 모습까지 다르다. 둘을 놓고 보면 토종민들레는 백의민족을 연상하듯 빛바랜 노란색에서 흰색을 띠고 처음 피는 꽃도 웬 만해서는 짧아도 줄기를 올리고 핀다. 그러나 서양민들레는 노란색으로 가장 먼저 피는 꽃이 줄기도 거의 내지 않은 채 바닥에 붙어 핀다. 봄은 건조하고 평균광도가 높지 않아서인지 잎과 함께 더욱 바닥에 엎드려 피다가 벌 등 곤충에 의해 수분과 수정을 한 후 바닥에서 일어난다. 일교차는 이들을 더 강하게 만든다. 바닥에서 피는 민들레는 밤이면 추위를 이기는데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주위환경에 따라서 변수는 있을 것이지만 완연한 봄이 되고 여름이 오면 번식을 준비할 것이다. 지금 밖은 봄꽃들의 천국이다. 낮게 핀 민들레 천국이다. 줄기가 자라며 바람에 씨앗을 멀리 날려 보낼 준비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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