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주를 뒤 흔든 재·보궐선거
정수성 국회의원, 박승직·이철우 시의원 당선
경주지역 4·29 국회의원 재선거와 시의원 2곳의 보궐선거는 연초부터 넘쳐나는 에비후보 때문에 경주사회는 몸살을 앓았다.
특히 김일윤 전 의원의 구속으로 재선거를 실시한 국회의원 선거는 16명이 예비후보 등록 후 선거운동에 들어가 시민들이 예비후보의 이름도 다 모르는 형국이 됐다. 특히 후보자 등록일인 4월 14~15일 전까지 예비후보들은 명분을 내세워 기자회견을 가진 횟수만 20여 차례에 달했다. 결국 입후보 등록은 대부분 예비후보들이 출마를 접고 정종복, 정수성, 채종한, 최윤섭, 이채관, 채수범, 이순자 등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정종복 후보(한나라당)는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됐던 경주에서 박근혜 정서를 등에 업고 출마한 정수성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시민들의 관심도 대단했다. 작년 4월9일 총선에서 51.9%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나 보궐선거임에도 불구하고 53.8%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개표 결과 정수성 후보가 개표초반부터 여유있게 앞서가다 45.9%의 특표율로 36.5%에 그친 정종복 후보를 물리쳤다.
보궐선거로 치러진 시의원 아 선거구(황남·선도·탑정)에는 박승직 후보가 마 선거구(안강·강동)는 이철우 후보가 당선돼 시의회에 진출했다.
특히 지난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지도보가 대거 내려 와 경주발전을 위한 공약을 쏟아 냈으나 시민들의 표심을 돌리지 못했다.
그리고 경주지역 선거가 정책선거가 보다는 진실게임이 부각되는 네거티브 선거로 전락해 선거 후유증만 심각하게 남았다.
【자치】
대규모 시위로 얼룩졌던 한 해
화장장·재활용처리장민간위탁·어래산 송전탑 설치 등
올 한 해 경주사회는 각종 민원으로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사흘이 멀다 하고 시청 앞에는 집회가 벌어졌고 지금도 장기천막농성이 진행 중이다.
▶경주시와 주민들 간에 가장 대립이 컸던 것은 서면시립화장장현대화 사업이다. 경주시는 주민들이 기피하는 사업을 공모로 통해 실시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택했지만 가장 중요한 주민수용성 문제에 한계를 드러내며 갈등만 커졌다. 2008년 8월 18일 서면 도리지역으로 부지가 결정되지 전부터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지만 그 이후 15개월 동안 경주시는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시청 앞에서 수차례에 걸쳐 대규모 시위를 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1일 경주시의회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중요한 절차인 ‘경주시 종합장사공원조성 및 부지 기부채납의 건’을 집행부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승인했다. 조건은 기존 부지선정 당시 내걸었던 조건이외에 지역개발 및 소득사업에 100억원지원, 지가하락을 막기 위한 도시계획변경 등이며 이로서 지루했던 15개월 간의 대립은 일단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경주시가 재활용선별장을 민간위탁하면서 민주노총 경북일반노조의 반발은 시청 앞에서 장기 천막농성으로 이어졌다. 시는 이들이 시청 현관 앞을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벌이자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화분을 설치하는가 하면 시청 정문 앞도 공간을 없애고 화단을 설치했다. 민주노총은 지금도 시청 정문 옆에 컨테이너를 갖다놓고 장기 집회를 벌이고 있다.
▶보문단지 내 명품아울렛 설치를 둘러싸고 중심상가에서 반발이 심했다. 건축허가를 불허할 명분이 없다고 한 경주시는 결국 도심상가 주민들의 반발에 허가를 불허했지만 사업자가 경북도에 행정심판을 제기해 이김으로써 결국 사업은 그대로 진행됐다.
▶7월에는 사방리 퇴비공장 증축을 반대하던 주민들이 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안강읍 주민들은 어래산 송전탑 설치반대 시위을 벌이는 등 지역 곳곳에 민원으로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의회】
국회의원 재선거 정국에 어수선
방폐장특별지원금 사용 반대했다가 한 달 만에 승인
2008년 7월 후반기 의회를 무소속이 장악했던 경주시의회는 2008년 4·9 총선에서 당선됐던 김일윤 전 의원과 이진구 시의장(무소속)이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올해 4월29일 국회의원 재선거를 한 달여 앞둔 3월 26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이 의장의 의원직 상실로 시의회는 한나라당 소속 최병준 의원이 4월 8일 의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오랫동안 염원했던 의장직을 맡게 된다.
그리고 3월 들어 그동안 정종복 전의원과 관계가 좋지 못해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정석호·이종근 시의원과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의정활동을 했던 김일헌 시의원이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적어도 시의회 내 한나라당 분위기는 정리가 된 듯 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국회의원 재선거 정국에 휩쓸려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방폐장 특별지원금 3000억원 사용을 두고 경주시의 사용 안에 대해 시민사회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2월 12일 임시회에서 반대했다가 3월 11일 임시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켜 원성을 샀다.
특히 시의회는 유난히 집단민원과 각종 시위 등으로 갈등이 많았던 지역문제에 대해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건사고】
충격의 관광버스 전복 사고
현곡 남사재에서 18명 사망·13명 중경상
2009년을 불과 며칠 앞둔 12월 16일 오후 5시 43분경 현곡면 남사리 남사재에서 유림경로당 노인 30명을 태우고 온천관광 및 건강체험을 다녀오던 관광버스가 30m 아래로 굴러 떨어져 18명이 사망하고 13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져 경주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 사고의 버스 운전기사가 적성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도 버젓이 운전대를 잡은 것을 알려져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까지 나오기도 했다. 한편 경주시는 서둘러 실내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장례지원에 나섰으나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게 제기돼 지역사회에 회자됐다.
【문화·관광】
드라마 선덕여왕 인기 탔다
새로운 문화탐방프로그램 등장, 선덕여왕 행차 인기
신종플루 확산으로 문화관광도시 경주에 단체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드라마 선덕여왕이 큰 반향을 불러오면서 선덕여왕 알아보기 열풍이 불었다.
지난 22일 막을 내린 선덕여왕은 최고 시청률 40%를 넘기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선덕여왕의 흔적을 찾아보려는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으면서 새로운 문화탐방 프로그램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뿐만 아니라 선덕여왕 드라마는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방영되는 등 주목을 받았다. 시는 드라마 제작비로 27억원의 시비를 지원했다.
특히 경주시가 관광객을 도심권으로 유도하기 위해 시작한 선덕여왕 행사가 7월 11일 첫 행사를 시작으로 10월24일까지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교육】
부정과 대립으로 흔들거린 상아탑
모 대학 입시비리 학장 구속, 총장과 교수들 대립
2009년 경주지역일부 대학은 비리와 내분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3년동안 학생 718명을 부정 합격시켜 등록금 93억원의 수입을 챙겼던 모 대학의 학장이 입시비리로 구속돼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이 대학은 2006년부터 3년에 걸쳐 학생들의 지원학과를 임의로 위·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모 대학은 총장 해임을 둘러싸고 교수협의회와 재단 측의 대립으로 흔들렸다. 결국 재단측은 총장을 직위해제하고 설립자의 부인을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해 교수협은 학교 비리를 제시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문화재】
신라문무왕릉비 조각 200년만에 재발견
쪽샘지구 기마갑옷 출토, 천마총의 신비도 드러나
▶기마갑옷 출토=경주 황오동고분군(사적 제41호 내 쪽샘지구)에서 신라시대 기마병의 위용을 드러낸 중장기병의 완벽한 갑옷세트가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6월2일 현장설명회를 통해 한중일 동아시아 3국에서 이처럼 중장기병의 무장상태를 보여주는 완벽한 세트가 갖춰진 사례가 보고된바 없다고 평가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신라 문무왕릉비 나머지 반쪽 발견=조선시대에 발견됐다가 다시 사라졌던 신라30대 문무왕릉비의 조각이 200여년 만에 동부동 한 주택 마당에서 다시 발견돼 화제가 됐다. 경주국립박물관은 9월3일 발표를 통해 제보에 따라 현장 확인 조사결과 그동안 실물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던 문무대왕릉비의 상단부분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마총의 신비=1973년 황남동 155호분 천마총에서 천마도와 함께 출토됐으나 그동안 손상 위험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던 채화판과 채화판에 그려진 기마인물도와 서조도 등이 12월 4일 국립중앙박물관 동원학술전국대회에서 발표됐다.
【원전과 방폐장】
월성 1호기 연장가동 논란 계속
방폐장 공사 연약지반으로 안전성 논란
▶월성1호기=가동연한이 2012년까지인 월성 1호기 압력관 교체가 연장 가동 수순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가 결국 현실로 드러났다.
한수원은 4월부터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2010년 7월 압력관 등 교체기기 설치를 끝내고 2010년 12월 6일까지 공사를 마쳐 재가동 한다는 계획이다. 교체되는 압력관은 380개로 총3200억원이 들어간다. 이때까지는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연장 가동에 대해서는 2012년 11월 20일까지 가동한다고 했다.
그러나 11월 27일 한수원은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양남면복직회관에서 열기로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리고 12월 23일 또 다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결국 무산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방폐장=6월 1일 방폐장 공사를 주도하던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 2010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했던 방폐장이 암질등급이 낮아 보강작업 때문에 2년6개월 늦어져 2012년 12월에 완공 할 것이란 발표는 동굴처분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됐던 방폐장의 안전성 문제가 큰 논란이 됐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방폐장 건설부지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시의회도 이에 대해 진상규명에 나서는 등 지역사회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방폐장 건설은 중단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방폐장 안전성 문제가 뜨거워지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10월13일 월성원자력본부에서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등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신종플루】
신종플루 공포, 지역 관광산업 타격
학교 휴교, 단체관광객 예약 줄줄이 취소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은 문화관광도시 경주에 큰 타격을 입혔다. 지난 8월 말부터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속속 밝혀지면서 경주시는 예방활동에 들어갔으나 급속히 확산돼 지역 초중고등학교가 임시 휴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신종플루는 특히 단체 수학여행단과 회사연수단이 많이 찾는 경주에 큰 타격을 입혔다. 불국사 지역 숙박업계와 수련원 등은 예약이 대부분 취소돼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