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현곡면 남사리 남사재에서 발생한 대형교통사고로 17명이 유명을 달리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는 것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슬픔의 충격에서 빠져 비통해하시는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이날 참사는 황성동 유림경로당 소속 노인들이 건강식품 회사가 주선한 온천관광 및 건강체험을 다녀오다 관광버스가 경사 40도의 30여m아래로 굴러 떨어져 발생한 것이다.
유림마을에서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며 친구로, 이웃사촌으로 정을 나눠왔던 이들의 안타까운 사고소식은 유가족들은 물론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번 참사가 운전기사의 운전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안전에 대한 인식부재와 부주의가 낳은 예견된 참사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사고를 낸 운전기사는 1991년 교통안전공단 검사에서 운전 부적격자로 판명돼 운전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버젓이 관광버스회사에 취업해 많은 이들의 생명을 담보로 관광버스를 운행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영천시 고경면에서 경주로 넘어오는 이 도로는 도로아래의 경사가 심해 절벽에 가까우며 특히 급커브길이 많아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곳으로 안전운전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곳이기에 운전부적격자의 운행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직 안전시설 부분은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급커브길을 내려오는 도로변에는 가드레일이 설치되어 있으나 보조 완충장치가 없었으며 노면에 감속시설 또한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참사를 당한 노인들이 정상적인 온천관광에만 그쳤다면 굳이 언양까지 갔다가 경주를 지나 영천으로 갔을 리는 만무했지만 부적격한 운전기사에게 몸을 맡긴 채 영천에 있는 약장수에게 들렀다가 오다가 참변을 당한 것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지금 지역의 각 경로당마다 노인들을 상대로 단체로 관광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약을 파는 사례가 빈번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는 관계기관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주는 매년 800~9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역사문화관광도시다. 따라서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경주에서 행복을 누리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사고는 안전운전에 대한 부주의가 엄청난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경주는 한때 교통사망사고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가 최근 주요도로의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사고가 많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참사로 또 다시 불명예를 안게 됐다.
대부분의 대형 참사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방심과 부주의에서 온다. 그리고 안전시설이 미비한 도로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시는 이번에 사고가 난 도로 뿐만 아니라 차량이 많이 왕래하는 불국사~석굴암~장항로 구간과 경주~청도, 경주~감포 구간도 즉시 조사해 미비한 시설은 서둘러 보강해야 한다. 그리고 겨울철 기후변화로 인해 도로는 언제든지 빙판길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재설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위험도로는 사전에 알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주력하길 바란다.
다시 한 번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어르신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중경상을 당하신 어르신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