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8일 오전 9시 경주실내체육관에 마련된 남사재 버스교통사고의 사망자 합동분향소와 장례식장에는 10개의 빈소를 마련했지만 4곳에서만 영정이 모셔졌다. 유가족들은 시가 마련한 합동분향소가 급조돼 시설이 좋지 않은 곳에서 부모님을 보낼 수 없다며 동국대 경주병원 왕생원으로 장례식장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유가족들도 시가 마련한 장례식장은 개별빈소가 협소하고 조문객을 맞을 장소와 음식, 상복들이 구비되지 않아 빈소를 옮기겠다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가는 소동이 일어났다. 모 상주는 “19일이 발인인데 아직까지 운구도 못하고 상복도 못 갖춰 입고 있다. 시에서 제반 사항을 준비한다고 했지만 지금까지(오전 11시)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다. 어제 저녁에는 난방이 되지 않고 있을 곳도 없어 조문객들이 돌아가야 했다. 합동장례식을 하기로 한사람들도 10명중에 4명만 남아있다. 다른 상주들은 다른 곳에서 장례식을 문제없이 치루고 있는데 남은 사람만 바보가 되었다”며 “동대병원에 시신이 있는데 병원 측에서 장례를 치루지 않는다고 입관도 오후로 미루고 운구도 되지 않고 상복도 지금까지 도착하지 않고 있다. 조문객들에게 대접할 음식도 변변치 않다. 사고대책본부도 문제가 많다. 대화통로가 단일화 되지 않고 동대 측 담당도 없어 우왕좌왕하고 있다. 어디에 이야기를 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 관계자는 “상주대표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상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음식은 식당에 별도로 준비되고 있다. 상주들 휴식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개별빈소가 협소해 장례를 치르는데 불편하다는 것은 알겠지만 급하게 마련된 장례식장이라 상주들의 이해도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이웃들은 “유림경로당의 노인들은 우리 주공2차 경로당 노인들과 다들 동무다. 죽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이 없다. 이렇게 한꺼번에 가버리다니 할 바가 없다. 주공2차에 사는 동무가 유림마을에 살다가 와서 유림경로당에 놀러 자주 가는데 그날 하필이면 따라가 변을 당했다. 너무나 안타깝고 눈물이 난다. 좋은데 갔으면 좋겠다”며 비통해 했다. 한편 18일 현재 급조된 합동분양소와 장례식장을 찾는 조문객들이 없어 설렁한 분위기 속에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에 분개하는 유가족들과 급하게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래려하는 시와의 갈등 속에 시간만 흐르고 있다. 권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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