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동 유림경로당 노인 30명을 태우고 온천관광 및 건강체험을 다녀오던 관광버스가 30여m 벼랑 아래로 17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해 유가족과 시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번 참사는 지난 16일 오후 5시43분경 노인 30명을 태우고 온천관광을 다녀오던 관광버스가 경주시 현곡면 남사리 남사재(지방도로 927호선)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경사 40도의 30여m아래로 굴러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이들은 모두 황성동 유림경로당 소속 노인들로 모 건강식품회사가 주선한 온천관광 및 건강체험을 다녀오다 변을 당했다.
사고 현장은 버스가 둘러 떨어지면서 차체 지붕이 내려앉아 심하게 찌그러들었고 주위에는 지팡이와 옷가지, 신발 등 피해자들의 소지품이 곳곳에 널려 있는 등 참혹한 상황이었다. 출동한 경주소방서 119구조대는 “일부 노인들은 밖으로 튕겨 나와 스러져있었다”고 당시 설명했다.
사고 발생 직후 경찰과 119구조대, 의용소방대, 시 공무원 등 240여명이 투입돼 구급차 25대, 펌프차 등 30여대의 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리고 사망자와 중경상자들은 동국대를 비롯한 지역 병원으로 이송했다.
사고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번 참사는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 차량을 운전기사 권씨는 지난 1991년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적성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도 지난해 버젓이 관광버스회사에 취업해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밝혀져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조사에서 “권씨가 기어 변속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운전 중 핸들조작 등에 일부 실수가 있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권씨도 운전미숙 등 자신의 과오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경찰은 운전기사 권씨를 운전부주의로 승객 17명을 숨지게 하고 13명을 중경상을 입혀 교통사고 특례법(과실치사상)위반 혐의로 구속하기로 했다.
한편 18일 현재 17명이 사망한 가운데 나머지 중상자들도 대부분 70~80대 고령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주/권민수 기자
사진=최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