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술잔 속에 산수유 향이 피어날 때 40년 친구는 저 골짜기 산수유 숲을 그린다. 노 사진기자는 시간을 쫓아 친구를 받쳐 들고 오늘은 산수유의 붉은 혼을 담는다. 산수유의 붉은 혼이 내 영혼을 태울 때 내 친구도 영혼의 소리를 낸다. 찰칵. 찰칵. 찰칵. 우리는 하나가 된다.하늘이 타고 내가 타고 친구의 필터도 탄다. 불꽃같은 알갱이들이 그림이 되고 사진이 되고 또 하나의 세상이 된다. 40년 담아온 세상의 모습 속엔 자신은 없다. 남은 것은 필터 속에 깃던 또 다른 영혼의 편린뿐. 친구는 말한다. 붉게 타는 산수유속에 태워달라고. 붉은 영혼 되어, 산수유 열매가 되어 그림이 되고 싶다고. 노 사진기자가 오늘은 친구의 소원대로 사진 속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