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의 계절이 돌아와도 그 앞에서면 넉넉하고 뜨끈뜨끈해지는 사람이 있다.
빛을 쫓아서 빛을 만들어 내는 우리나라 태양광발전소 1호 건립자인 김범헌 사장.
민간자본으로 국내 최초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해 운영 중이며 지난해 동양 최대 규모의 3㎿급 태양광 발전소(군위 솔라테크)를 준공한 주인공이다. 주위의 어떤 상황도 수용할 줄 아는 폭 넓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지만 눈빛만은 매우 예리하고 깊이가 있는 첨단 사업가 김범헌 사장을 만났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를 주도하고 발전시킨 기업인으로 선정돼, 지난 9월 23일 ‘2009 전기 안전대상’에서 지식경제부로부터 산업포장을 받은 김범헌 사장은 1961년 경주시 성건동에서 태어난 경주인이다.
총명하기로 소문났던 김사장은 월성초등학교, 월성중학교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계명대학교 경영학과를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군복무를 마친 1986년 서울의 유명 종합광고마케팅회사에 입사, 10년 동안 경제의 흐름을 익힌 뒤 1994년 대구에서 ‘조명업’을 시작한다. 조명회사 마케팅 과정에서 유망한 업종임을 간파한 김사장은 현재의 사업과 밀접한 조명기구 판매 사업을 시작했던 것. 빛과 전기와 김범헌 사장의 숙명적 만남은 오늘 태양광발전 사업이라는 큰 성과를 만들어냈고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한 지도를 그려가고 있다.
‘한라이엔씨·한라전공’ 홈페이지에서 우리는 ‘자연이 내린 빛으로 세상을 밝힙니다.’라는 글귀를 만나게 된다. 김범헌 사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에너지 소비국이지만 에너지원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환경의 파고를 헤쳐 나갈 길은 환경 친화적인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만이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태양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에 회의적이던 이들이 이젠 동의를 표명합니다. 저는 화학연료에 따른 온실가스배출로 지구가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친환경 사업에 대한 신념이 확고합니다. 우리나라와 나아가서는 세계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며 태양광발전사업이 세계를 향해 나아가야할 당위성을 힘주어 밝힌다.
2000년 (주)한라이앤씨를 설립한 김범헌 사장은 국내 최초로 1MW급 태양광 민간상업발전소인 무안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해 가동 중이다. 1MW란 시간당 1000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용량을 말한다. 또한 올해 군위군 소보면에 동양최대규모의 9만㎡에 사업비 240여억 원을 투입해 3MW급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군위, 의성, 봉화 등 경북지역에 5.2MW급의 태양광발전소를 준비 중이라는 김사장은 경상북도의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맞춰 영덕, 경주, 울진 등을 포함해 4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한다.
지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한 2005 교토의정서가 선포됐고 선진국들은 태양광에너지, 풍력에너지 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범헌 사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현재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2% 정도로 미미하며 10년 안에 15%까지 끌어올려야한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인도, 캄보디아, 남미 진출을 앞두고 있을 만큼 성장한 ‘한라이엔씨·한라전공’이지만 고난의 시간도 있었다. 김범헌 사장이 성실과 신념으로 돌파한 벽, 즉 햇빛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에 대한 반대의견은 예상외로 컸다고 한다. 미처 개념을 파악하지 못하는 관계자들과 금융권 등을 설득해가며 오늘에 이른 ‘한라이엔씨·한라전공’은 부지선정, 인허가, 자금조달, 건설·운영,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회사가 됐다.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는 40% 이상 성장한 270억원의 매출을 낙관한다는 김범헌 사장. 사업 외적으로는 경북고등학교 총동창회 부회장을 3년째 맡고 있으며 음악인 윤이상평화재단의 등기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 설영혜씨와의 사이에 고명딸 김아림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