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주시민들은 방폐장 안전성에 대한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실시한 방폐장 연약지반에 따른 신뢰도 설문조사에서 일방적인 조사단 선정과 내용의 부실로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44%)가 신뢰한다는 응답자(15%)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약지반문제로 방폐장 준공시기가 늦어진 것과 이에 따른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신뢰가 매우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으며(57%) 사전조사 미흡을 그 이유로 꼽았다. 또 응답자 절반이상이 연약지반에 대한 정부의 진상조사단을 신뢰하지 않았으며, 공학적으로 보강해도 위험하고 안전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방폐장은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시설로 그 위험성과 혐오감 때문에 19년간 표류했던 국책사업이다. 따라서 안전성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 없이는 이 사업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주민들의 신뢰를 잃은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경주시민을 무시한 태도 때문에 스스로 자초한 일로 평가된다. 왜냐하면 방폐장 부지의 연약지반이 드러나고 준공시기가 늦추어지는 등 지반에 대한 초기조사가 잘못된 것이 밝혀졌는데도 이에 대한 경위나 사과 한마디 없었다. 또 일방적으로 조사단을 꾸려 형식적인 조사를 통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함으로써 경주시민을 우롱하는 어리석음을 범했기 때문이다. 경주시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안전성에 의문을 갖고, 그 위험성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반에 대한 사전조사 자료가 잘못 조사된 경위에서부터 공사 진행과정에서 확인된 연약지반의 상태, 이 지반에 방폐장을 건립할 경우 예상할 수 있는 문제점, 방폐장의 안전성 등 누가 보더라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진실하고 투명하게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시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공사 진행은 시민들의 신뢰가 회복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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