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세월의 흔적을 담은 `황혼의 궤적`전이 지난 17일 부터 23일까지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청년시절 경주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던 세명의 화우가 고희를 넘어 다시만나 그들의 열정을 쏟은 점에 의미가 깊은 전시다. 세 작가의 전시취지 및 작품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시취지에 대해 조필제선생은 " 서울,대구,경주에서 각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릴 때 그림그리던 옛 향수의 기억으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황혼의 궤적에 대해 손용호선생은 "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오면서도 항상 주위에는 그림과 함께 했으며 그 흔적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박진수선생은 " 마치 고전영화같은 낭만과 향수를 느끼게 하는 제목으로 우리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 보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전시소감과 후배들에게 조필제선생은 " 지금까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붓을 놓지 않고 지금의 나이가 되어서도 작품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진수 선생은 "상당히 기쁘다. 젊을 때의 느낌과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즐거움.즐거운 작업`이다. 본질적인 기쁨이 개입되었기에 칠순이 되어도 여전히 기쁜 것이다. 기쁨의 주기는 계속되어도 밀도가 깊을 수 있다. 그래서 기쁘기에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으며 손용호선생은" 바쁜 사업관계로 작품활동을 꾸준히 해왔던 것이 아니어서 사실상 내겐 후배라는 개념은 없다. 단지 그림에 대한 내 열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필제선생은 전시회에 대해" 정해진 계획은 없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다시 이 친구들과 전시를 하고싶다. 이 전시를 계기로 그동안 하고싶었던 작품을 더 연구할 것이다. 유년시절 기억하고 있는 안압지 주변의 보리밭에는 차마 흉내낼 수 없는 바람과 향기가 있었다. 평면그림에는 표현하기 어려운 바람과 향기를 느끼게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군더더기 없이 단호한 작품 속 이야기가 황혼에서 바라보는 삶의 깊이와 혜안이 엿보였다. 작품과 꼭 닮은 세 작가의 만남이 지속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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